• 리뷰 쓰기와 읽기
  • 판매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디자인과 성능 자체가 마케팅인 시대가 되자 세일즈 활동의 많은 부분이 판매드라이브에서 제품설명과 이미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실 세일즈와 마케팅의 경계도 흐릿해졌고 굳이 구분할 영역 또한

판매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디자인과 성능 자체가 마케팅인 시대가 되자 세일즈 활동의 많은 부분이 판매드라이브에서 제품설명과 이미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실 세일즈와 마케팅의 경계도 흐릿해졌고 굳이 구분할 영역 또한 많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광고는 지평을 넓히고 호소력을 강화시켰으며, 직관적 제품설명을 위한 사용자체험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몇 번 쓰고 버릴 소모품, 혹은 그런 마인드가 아니라면 음향기기야말로 구매자의 오랜 고민과 정보수집이 기여하는 고관여도 상품의 전형이 되어왔다. 자동차가 그렇고 일괄해서 명품이라 하는 제품들이 그렇다. 그런 경우일수록 광고와 병행해서, 혹은 광고보다 멋지게 속칭 ‘기름을 발라주는’ 연출법은 판매자의 큰 관심사이다. 동시에 극심한 내수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관심제품에 대해서는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반드시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관심 자체가 일상이다.

 

  

굳이 부언의 필요가 없이, 구매자가 읽을 것을 전제로 하는 전문가의 글은 그래서 제품을 구매할 당사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중요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는 꽤 오랜동안 몇 가지 상반된 시선이 있어왔고 그 간격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채 각 진영의 캐스팅 채널만 늘어가고 있다. 예컨대 의뢰인에 의해 제품이 제공되고 작성되는 경우와 체험자로서의 자유로운 시청기와 사용기의 경우로 양분되어 개인 포스팅 및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품정보가 떠돌아다닌다. 구매자가 되어 이런 글들의 내용중에서 취사선택을 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은 생각보다 오랜 경험이 쌓여진 이후이다.

 

그런 차원에서 리뷰어의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스스로가 판매자인 동시에 구매자가 되는 경우이다. 자신의 스타일과 선호영역이 있더라도 이 밸런스를 흐트리지 않는 경우는 종종 양쪽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소설가나 시인이 되어 미사여구를 날리거나, 엔지니어가 되어 제품의 물리적 이론을 입증하는 경우 모두 이 밸런스를 기반으로 레이어링을 입혔을 경우에 한해서 빛을 발하곤 한다.

 

칭찬의 기술

 

구매자이자 판매자인 사람이 되어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우선되어야 하는 단계는 그 제품의 사용자를 파악해 내는 일이다. 그 얘기만 하고 다음 사람에게 얘기를 이어갈 것을 제안하기만 해도 이 제품을 구매할 사람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런 차원에서 가장 안좋은 경우는 무관심이다. 자사제품에 대한 평가를 읽지 않는 의뢰인은 평가제품을 사용해보지도 않고 글을 쓰는 평가자와 맞물려 악순환고리를 만들게 되었다.

처음부터 맘먹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일방적인 필요에 의해서 어느새 시스템화되어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어왔다.

그 다음이 본편에 해당하는 그 사용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나열하는 일이다. 우선 불필요하게 혼동을 줄 얘기는 뒤로 미룬다. 그래서 처음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내용에 대한 압축을, 지속적 사용자에게는 머리 속에 이미 대략의 내용물을 그려내도록 가이드가 된다. 이 내용을 다른 말로 하자면 ‘칭찬의 기술’이다. 왜냐하면 그 제품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수행된 리뷰라면, 칭찬일색의 경우처럼 보여도 행간까지 읽어보면 그 제품에 대해 사용자가 알아야 할 내용을 대부분 담고 있는 것이다. 그 이후에 정말 사용자가 구매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어 보이는 제품의 결함이 있다면 언급해야 한다. 다만, 왜 그렇게 만들었는 지 제조사에 문의를 하는 과정은 필요해 보인다. 구매자로서의 입장과 동시에 그 글로 인해 치명적인 손실이 있을 거라고 판단해 볼 때, 평가자의 최소한의 매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유가 없다면 그 제품의 결함이다. 문의에 대한 제조사의 응대 방식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더 큰 결함으로 지적될 것이다.

 

이 사소해 보이는 내용이 의외로 제대로 구성되지 못하는 이유는 평가자 스스로가 제품파악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리고 스스로의 바이어스된 성향이 그 다음이다. 문제는 이러한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작성된 ‘리뷰’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블로그와 카페

 

하이파이 관련 블로그와 카페들이 산발적으로 생겨난 배경에는 명백한 제품결함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신, 다시 말해서 맹목적 칭찬에 대한 경계심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블로그는 내용에 대한 간섭이나 일정에 대한 부담 없이도 자유롭게 운영을 할 수 있어서, 카페의 경우는 멤버간의 돈독함이나 상업주의에서 비껴선 안도감 등이 순수 커뮤니티의 정신으로 잘 운영될 수 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이나 상호작용 없는 단독 사용으로 인한 독선에 흐를 수도 있고 단체정신에 충실해서 특정 브랜드를 프로모션하거나 폄하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인원 수가 늘어갈 수록 그런 위험은 비례해서 늘어난다. 개인 의사를 가린 채 단체행동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개별 포스팅, 커뮤니티의 경우에도 늘 공신력 있는 인물은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리뷰어는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다수의 사람에게 잘 이해시킬수록 훌륭한 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종자가 많은 평가자들일 수록 환기시켜야 하는 덕목들은 모두를 위해 매우 중요하게 지켜져야 한다. 연륜이 많고 사용기기가 풍부할 수록 그러하다.

 

제품 평가 정보

하이파이 기기의 시청자가 빠뜨리면 안되는, 혹은 적극 전달할 수록 유익한 내용으로서 다음 사안들은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1) 시청환경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전제로 설명해야 한다. 그런 것 까지? 싶은 것까지 세세할 수록 좋다. 자신이 시청에 사용한 기기들, 시청공간의 크기, 스피커와의 거리, 내 시청공간이 아니라면 어느 곳에서 시청한 건지, 외부 소음 정도에 이르기까지 읽는 이에게 마치 그 자리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줄 수록 좋다. 간혹 이건 자신의 기기자랑이 아닐까 싶은 경우가 있지만, 아쉽더라도 역시 읽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만 충실하다면 스스로 필터링하는 요령을 키우면 된다. 곧 익숙해질 것이다.

 

2) 시간정보

시청시간을 시청환경과 구분하는 이유로서 그와 맞먹는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전문리뷰어가 몇 달에 걸쳐 지속시청을 하는 경우도 일반적이지만, 수입사의 재정상태와 관련있는 일이라서 국내실정에서 봤을 때 한 달을 시청했는 지, 일주일 혹은 며칠을 시청했는 지 알려야 한다. 내 시청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 방문해서 시청했다면 몇 시간을 들어봤는 지 언급하면 된다. 종종 매장을 겸하는 시청실의 경우 2시간 이상을 시청하기 어렵다. 제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에게 시연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시청기를 위해 방문한 경우, 간혹 인사를 나누고 함께 시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구매자에게는 보다 폭넓은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3) 음원정보

오디오의 재미는 여전히 음악듣기가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고, 구매자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음원으로 듣고자 제품에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했을 때, 보편적인 음원으로 시청을 해서 시청한 음원, 음반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당신도 아마 알고 있을 이 음반이 이렇게 들렸다’를 잘 설명하면 된다. 간혹 시청기를 쓰면서 시청음원에 대한 극단적인 오해가 생기는 경우는 우울하게까지 만들었다. 이 얘기는 음반 시청기일까? 싶은 애매한 경우가 목격되기도 하는데, 그건 최소한 남이 읽고 도움이 되라고 쓴 글로 보이지는 않는다.

간혹 낯설 수도 있는 음원으로 시청을 할 경우라면, 음원링크를 걸어주면 바람직하지만 품질까지 보장이 되지는 않는다. 종종 좋은 음원과 음반은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 히트상품로 이어지기도 한다. 시청자, 리뷰어가 음원에도 밝아서 추천자가 된다면 베스트.

 

4) 히스토리 & 스토리

심화정보에 해당하는 설명은 오디오연륜이 오래일 수록 요청될 것으로서, 역시 경험많은 사용자에 의해 안내될 수록 성과가 높을 것이다. 예를 들어 2년전 출시된 스피커를 열렬히 애용하고 있는 사용자 앞에 무엇이 달라졌는 지 파악되지 않는 새 버전의 제품이 출시되었다면 이 제품에 대한 설명 어느 곳에는 그러할 사용자의 관심과 마음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평가는 오래 전부터 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거나 시청해온 인물이라면 좀더 신뢰감을 갖게 될 것이다. 마치 1년마다 신제품이 출시되어야 하는 스마트폰의 경우처럼 ‘새 제품은 그저그러하니까 계속 쓰는 것이 좋겠다’라던가, ‘이것은 거의 새로운 제품이라고 해야한다’던가의 확정평가까지 내려줄 수 있다면 사용자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제품을 본 순간부터 요동치던 마음을 비로소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구매와 포기, 어느 쪽으로 결정이 되든 말이다. 그래서 아마 필자의 관록이 발휘되어 차별화되는 영역이 있다면 바로 이 실사용 경험이 될 것이다.

 

 

눈으로 무언가를 읽어내는 활동은 이전의 어느 때보다도 왕성하고 그 방법과 대상자들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미 25%를 넘어선 대한민국 일인가구의 시대는 이러한 현상을 점차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독신그룹의 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그리고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편리가 관습을 극복한 한반도 최초의 세대와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되며, 이들의 정보력과 새로운 감각은 구태의연한 문구를 섞어 만든 어설픈 글쓰기로 환심을 사려는 구시대적인 방식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시선을 갖고 있는 음악듣기는 그 내용물이나 수단에 있어서 원천적으로는 잉여활동이며, 그 때문에 쉽게 포기되거나 반대로 열혈적 타겟이 되기도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간섭받지 않는 ‘예술적’ 활동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음악듣기를 위한 저널의 자세 또한 이런 생각에 대한 충분한 고찰에서 출발할 자신이 없다면, 하지 않는 게 모두를 위해 유익할 것이다. 칭찬의 기술이야말로 편리한 선택에서 출발해서 발전된 제품으로 피드백되는 선순환의 시작점이다.

 

글쓴이

  • 폴리그램, EMI, 소니뮤직, 유니버설 뮤직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으며
    월간 스테레오뮤직 편집장을 지냈다.
    온/오프라인 매체에 20년째 음향기기 평론가로 활동중이지만
    본업은 IT 주변기기 수출을 하는 무역업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