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대로 오디오 이야기 - vol. 1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
  • 스피커를 표현하는 스펙 중에 효율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바로 공칭 임피던스(Nominal Impedance)다. 스피커의 효율이 낮으면 앰프의 출력이 충분히 커야하고, 효율이 높으면 앰프의 출력이 크지 않아도 된다.

자주 봤다고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오디오를 하면서 무수히 접하고 그래서 마치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것들이 있다. 앰프의 출력 표시와 스피커의 효율 표시 같은 것이다. 그런데 사실 엄밀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제조사에서 앰프 출력이나 스피커 효율을 높게 발표하는 뻥튀기가 있지만, 계측기로 측정을 하면 바로 정확한 수치가 나온다. 무엇보다 출력을 표시하는 와트(W)나 스피커의 감도를 표시하는 단위(dB/W/M)가 물리적으로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

스피커를 표현하는 스펙 중에 효율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바로 공칭 임피던스(Nominal Impedance)다. 스피커의 효율이 낮으면 앰프의 출력이 충분히 커야하고, 효율이 높으면 앰프의 출력이 크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스피커의 효율은 매칭시키는 앰프의 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연결한다고 해서 앰프가 망가지거나 스피커가 손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는 앰프 매칭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임피던스가 아주 낮은 스피커는 앰프에 무리를 주어 앰프를 태워버리거나 망가뜨리기도 한다. 앰프의 출력에 연결하는 스피커의 저항이 낮아지면 스피커가 앰프에서 뽑아내는 전류량 비례로 커진다. 4옴 스피커는 8옴 보다 앰프에서 출력을 두 배로 끌어낸다. 2옴이 되면 4배를 끌어내고 1옴이 되면 8배를 뽑아내려고 든다. 이걸 앰프가 감당하지 못하면 타 버리게 된다.

앰프를 가장 쉽게 고장내는 방법은 출력단을 쇼트시키면 된다. 쇼트 즉 합선 시키면 저항이 대략 0.5옴 정도가 된다. 앰프가 8옴에서 100와트 내는 티알 앰프라고 하면 이론적으로는 4옴에 200와트, 2옴에는 400와트, 1옴에 800와트 0.5옴이 되면 1600와트를 내야 한다. 이걸 앰프가 견디지 못하고 타버리거나 휴즈가 끊어지게 된다. 대표적으로 아포지같은 스피커는 임피던스가 1옴 근처까지 살인적으로 낮아져서 앰프를 황천길로 보내기로 유명하다.

 

대부분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가 아주 낮지만 않으면 앰프 매칭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 하기 쉽다. 스피커 임피던스가 아주 낮지 않으면 트랜지스터 앰프 매칭은 문제가 없지만, 진공관 앰프는 그렇지 않다. 진공관 앰프는 출력단의 임피던스를 4, 8, 16옴 이런식으로 선택해서 사용하게 설계되어 있다.

스피커의 임피던스와 진공관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가 제대로 매칭되어야 정상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임피던스 매칭이 살짝 틀어졌다고 소리가 안나거나 극단적으로 앰프가 고장나지는 않는다. 임피던스가 심하게 어긋나면 대역이 틀어지고 음색이 왜곡된다.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는 대부분 4, 8, 16옴으로 되어 있어서 진공관앰프의 출력 단자에 그대로 연결하면 된다. 그런데 간혹 6옴이나 11옴을 공칭 임피던스로 표기한 스피커 들이 있다. 특히 6옴은 4옴에 연결해야 하는지 8옴에 연결해야하는지 난감하다.



공칭 임피던스란 무엇인가?

 

이제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보통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고정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백열전구 같이 순수하게 열만 내는 것은 주파수 대역에 관계없이 임피던스가 일정하다.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코일을 보빈에 감은 형태이기 때문에 들어온 전기가 열 에너지로도 변하지만 스피커 콘지를 움직이는 운동에너지로도 변환된다. 그래서 일반적인 코일이 갖는 임피던스 특성을 스피커 유닛은 갖게 된다. 코일은 기본적으로 고음으로 갈수록 임피던스가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쉽게 말해서 저음에서는 임피던스가 낮고 고음으로 갈수록 임피던스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아래는 일반적인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의 주파수 대역별 임피던스 커브다.

(스피커 임피던스 곡선-1)

그림의 적색선을 좌측에서부터 살펴보자. 20Hz 에서 임피던스는 4옴과 8옴의 중간정도인 6옴에서 시작한다. 우측으로 한칸 이동한 30Hz에서 임피던스가 가파르게 올라가서 14옴 정도가 된다. 이 지점이 이 유닛의 공진 주파수다. 이후 우측으로 가면서 급격하게 내려가서 200Hz 즈음에서 완만하게 3옴 정도로 최저점을 찍는다.

이후 1kHz에서부터 서서히 임피던스가 증가해서 20kHz 에 이르러서는 다시 14옴으로 높아진다. 전체적으로 유닛의 공진 주파수부분에서 급격하고 올라가는 것을 빼면 전체적으로 주파수가 높아지면서 임피던스가 증가하는 경향을 가진다.

 

자! 이제 이 그래프를 높고 이 유닛을 공칭 임피던스를 어떻게 정하는지 알아보자. 공칭 임피던스의 정확한 정의가 궁금해서 국내외 오디오서적을 뒤졌지만 정확한 정의를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우리가 스피커의 스펙을 언급하면서 공칭임피던스를 무수히 많이 언급하지만 정작 그것이 어떤 기준에 의해서 정해지는 지는 알지 못했다는 얘기다.

와트나 데시벨(dB)이 측정 가능한 명확한 물리학적 단위다. 이것이 스피커나 앰프에 적용된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는다. 물론 임피던스라는 단위도 물리적으로 그 기준이 명확하다. 그런데 이것이 스피커에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적용해서 공칭임피던스가 정해지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스피커를 만들어 판매하는 스피커업체의 제작자도 공칭임피던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고 했다.

(스피커 임피던스 곡선-2)

 

학급 평균점수인가, 아니면 꼴찌가 기준인가?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스피커 공칭 임피던스를 정하는 방법은 20Hz에서 부터 20kHz 까지 임피던스를 종합해서 평균을 내는 것이다. 이 그래프에 적용해보면 8옴 살짝 아래에서 수평으로 직선을 그으면 그 수평선 위의 면적과 아래의 면적이 비슷해진다. 그러면 이 스피커의 공침임피던스는 7옴으로 보는게 많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보편적인 수치인 8옴으로 공칭임피던스를 발표할 것이다. 알텍과 타노이, 젠센, 클랑필름 같은 빈티지 스피커들은 대부분 이런 기준으로 공칭 임피던스가 결정되고 발표되었다.

 

공칭 임피던스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스피커의 임피던스 곡선에서 공진점을 제외한 최저점을 공칭임피던스로 한다고 되어있다. 오디오 사전이나 위키피디아(Wikipedia)를 찾아보면 나오는 내용이다. 처음에 나름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서 찬찬히 읽어 보았다. 빈티지 스피커들은 대부분 15옴이라 앰프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현대 스피커로 넘어오면서 스피커 효율은 떨어지고 임피던스는 낮아지게 된다.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낮아지면 앰프에 걸리는 부담이 커지고 앰프가 위험해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최저 임피던스를 공칭 임피던스로 표현하는 것은 앰프의 안전한 선택을 도와주는 측면이 있다. 가장 저항이 낮아지는 지점을 기준으로 공칭 임피던스를 발표하면 그 임피던스에 맞춰서 앰프를 매칭하면 앰프에 무리가 갈 가능성이 없어진다.

 

이런 기준으로 위의 임피던스 곡선을 보고 설명하자면 200Hz 에서의 임피던스인 3옴이 공칭임피던스가 된다. 만약 이 기준으로 빈티지 유닛에 적용하면 공칭 임피던스가 달라진다.

알텍의 16옴 중음 드라이버의 경우 임피던스 커브를 보면 500Hz 에서 12옴이다. 주파수가 올라가면서 임피던스도 20옴 근처까지 올라간다. 주파수 대역 전체의 임피던스 평균을 내면 16옴이 맞다. 그런데 최저 임피던스로 공칭 임피던스로 하면 12옴으로 표기하는게 맞다. 특히 크로스오버 네트웍을 제작한다고 하면 크로스 오버 포인트 주파수의 임피던스인 12옴으로 맞춰서 설계해야 한다. 16옴으로 계산해서 설계하면 크로스 오버 포인트와 위상이 틀어진다. 동일한 유닛이지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공칭 임피던스 값이 달라진다.

 

 

사랑이 변하듯 기준도 변한다.

 

하이엔드 스피커의 효시라고 일컬어지는 BBC의 3/5a 는 임피던스 별로 다양한 버전이 있다. 그래서 공칭임피던스를 정하는 기준의 변화를 엿보기에 좋다

11옴 버전의 3/5a 와 8옴 버전의 3/5a 의 임피던스 곡선을 살펴보자. 8옴 버전의 경우 최저 임피던스가 200Hz 부근에서 약 7.5옴 정도다. 11옴 버전도 200Hz 부근에서 최저 임피던스가 8.3옴 정도 된다. 공칭 임피던스는 3옴이나 차이나는데 실제 최저 임피던스는 0.8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만약에 두 스피커가 같은 기준으로 공칭 임피던스를 정했다면 같은 값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11옴 버전은 주파수 대역별 임피던스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8옴 버전은 최저 임피던스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3/5a  8옴 임피던스 커브; 스테레오파일 발췌)

(3/5a 11옴 임피던스 커브: 스테레오파일 발췌)

 

최저 주파수를 공칭 임피던스로 정한다는 기준이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경험한 스피커들의 공칭 임피던스는 최저 임피던스와 일치하지 않았다. 대부분 최저 임피던스가 공칭 임피던스보다 낮았다.

현대의 다양한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임피던스를 커브를 직접 찾아보면서 최저 임피던스가 공칭 임피던스라는 기준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공칭 임피던스가 8옴인 스피커의 임피던스 커브를 찾아보니 최저 임피던스가 8옴이 아니고 6옴이거나 5옴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칭 임피던스가 4옴인 스피커의 최저 임피던스는 2.5옴에서 3옴이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래서 혹시라도 최저 임피던스와 공칭 임피던스가 같은 스피커가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다. 나의 검색 실력의 한계 때문인지 몰라도 최저 임피던스와 공칭 임피던스가 같은 하이엔드 스피커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나름 일리가 있는 기준이라도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그 예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스피커 제작업계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는 보편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공칭 임피던스보다 최저 임피던스가 거의 대부분 낮았는데, 그렇다고 터무니 없이 낮은 것은 아니고 15 ~25% 정도 낮았다. 이런 경향은 무엇인가 암묵적인 기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불을 당겼다.

문헌을 찾고 헤매다 근거가 될만한 것을 찾아냈다. 참! 내가 봐도 쓸데없는 것에 신경쓰는 거 보면 특이해 보인다.

IEC(international Electronical Committee) 규격에서 공칭 임피던스를 정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걸 찾았다. 기준이라고는 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고 권고사항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IEC 규격 60268-3에 보면 공칭임피던스 값에서 직류에서 부터 모든 주파수대를 통틀어서 최저 임피던스가 80% 이하로 내려가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옴을 예로 들면 최저 임피던스가 80%인 3.2옴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8옴의 경우로 따져보면 80% 인 6.4옴 이하로 최저 임피던스가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잠깐 의문이 들수도 있다. 최저임피던스가 4옴인 스피커를 4옴으로 표기하면 어떻냐는 것이다. 당연히 문제가 없다. 공칭 임피던스의 80% 이하로 내려가면 안된다는 것이니 최저 임피던스가 100%인 것은 당연히 문제가 없다.

 

주는 건 다 받는 게 도리

 

자, 이제 우리를 곤란하게 했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스피커 공칭 임피던스가 6옴인 경우 이 기준을 적용하면 최저 임피던스는 80% 4.8옴이 된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진공관 앰프의 8옴 단자 보다는 4옴 단자에 연결하는 것이 좋다. 앰프에서 출력(에너지)이 나가서 스피커가 받는다고 할 때 기본적으로 양측 임피던스가 일치하는게 가장 좋다.

만약 약간 어긋날 수 밖에 없다면 보내는 쪽보다 받는 쪽이 임피던스가 높은 것이 에너지 전달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 경우 앰프가 4옴이고 스피커가 4.8옴에서 그 이상이니 문제가 없다. 앰프가 8옴이면 스피커 최저임피던스가 4.8옴이니 받는 스피커쪽이 거의  절반 정도로 낮아서 에너지 전달 효울이 떨어지고 대역도 틀어진다. 같은 이유로 11옴 스피커는 진공관 앰프의 8옴 단자에 연결하는 것이 좋다.

 

왜 IEC에서 80% 이하로 최저임피던스가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기분을 제시한 것일까? 이유는 스피커 제작 업체에서 구동이 쉽다는 인상을 주기위해서 공칭 임피던스를 높여서 발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한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있다.

위키피디아나 오디오사전에 나오는 최저임피던스를 공침임피던스로 정한다는 얘기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업체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피커에 진공관 앰프를 매칭시킨다고 하면 스피커의 임피던스 커브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려우면 앞에서 언급한 IEC 권고사항을 기준으로해서 최저 임피던스를 간단히 예측해 볼 수 있다.

 

글쓴이

  • 65년 서해안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고, 현재 한의사로 살고 있다.
    대학 시절 운명적으로 클래식과 오디오를 만나서 지금껏 지지고 볶으면서 지낸다.
    아날로그 오디오를 특히 좋아해서 관련 책도 몇권 냈다. 하이엔드와 빈티지 가리지 않는 오디오 박애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