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해상도 음원을 얘기하다 - vol 1. 디지털 오디오 레코딩 음질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편의성이 뛰어난 CD가 등장하자 음악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창기의 CD재생 음질은 좋지 않았습니다. CD플레이어의 부품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엄청나기도 했지만 디지털 오디오 전문가들은 CD규격이 취약점을

1970년대에 필립스와 소니는 오디오 신호를 디지털로 수록하여 가정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규격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만든 CD 규격은 이미 레코딩 산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던 PCM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광학 매체에 담아 가정용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듬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D에는 16bit 44.1kHz의 PCM 디지털 오디오신호가 수록이 되어 있는데, 이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1초당 4만4100개의 샘플에 오디오 신호를 수록했고, 각각의 샘플에 수록되는 오디오 데이터의 단계는 16비트, 그러니까 2의 16제곱(65,536)의 단계로 기록한 것입니다.

편의성이 뛰어난 CD가 등장하자 음악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창기의 CD재생 음질은 좋지 않았습니다. CD플레이어의 부품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엄청나기도 했지만 디지털 오디오 전문가들은 CD규격이 취약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로 복원시키는 과정에서 로우패스 필터를 이용해서 감쇄 시켜야 하는데. 44.1kHz 샘플링 레이트 PCM 신호인 경우 20kHz에서 22.05kHz 사이의 매우 좁은 대역에서 필터링을 해야 하므로 감쇄 폭이 큰 필터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고, 이렇게 급격한 필터링을 거쳤을 때 발생하는 왜곡은 비음악적인 소리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CD의 상업적인 성공 덕분에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처리하는 부품의 성능은 빠르게 개선되었지만 CD 규격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취약점은 시간이 지나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 오디오 설계자들은 업샘플링을 하는 기술을 채택한다거나 비음악적인 왜곡이 덜 느껴지도록 교묘하게 타협한 디지털 필터 기술을 개발하면서 대안을 마련해 왔지만 이렇게 절묘한 방법으로 음악적인 재생능력을 보완시킨 하이엔드 플레이어는 자동차 가격만큼이나 비싸졌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디지털 오디오를 수록한 샘플링 레이트가 96kHz나 192kHz 정도로 높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로 복원시킬 때 좀 더 넓은 대역에서 (20kHz에서 48kHz 사이의 대역 또는 20kHz에서 96kHz 사이의 대역에서) 필터링할 수 있게 되므로 음질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로우패스 필터를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값비싼 오디오 재생 장치가 아니더라도 비음악적인 왜곡을 줄일 수 있고 고품질의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디지털 오디오 신호의 음질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비트 수 입니다. 다른 말로 워드 길이 (word length)라고도 합니다. CD는 16비트를 사용하는데, 이는 CD가 개발된 시점인 1970년대 후반 당시의 기술이 지원할 수 있는 최대 한도였습니다. 각 워드의 비트 수가 커질수록 다이나믹 레인지는 커지고, 노이즈와 왜곡은 낮아집니다. 다시 말해서 미세한 소리를 수록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고 해상도가 증가된다는 뜻입니다. 

 24비트로 수록된 음원은 16비트로 수록된 음원에 비해서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는 아주 명백해서 황금 귀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악기의 음색을 훨씬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실제 악기 연주를 듣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사운드스테이지는 크고, 넓고, 깊으며 실제 공연을 듣는 것처럼 연주자와 연주자 사이에 공기와 공간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음악은 더욱 다이나믹한 충격과 리드미컬한 흐름을 가지게 됩니다. 게다가 고역의 소리는 더욱 매끄럽고, 자연스러워집니다. 금속성의 음색은 줄어들고 인공적인 느낌도 줄어들게 됩니다.

 

24bit/96kHz나 24bit/192kHz로 수록된 고해상도 음원을 마스터 오디오 음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레코딩 회사에서 제작한 원본에 해당하는 수준의 음질이라는 뜻입니다. 이 고해상도 음원은 음악가나 제작자나 녹음 엔지니어가 구사할 수 있는 최상의 음질을 타협 없이 담아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CD는 이 마스터 음원을 다운샘플링시켜서 제작하는 것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고해상도 음원이 아무리 좋아도 입수하고 재생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죠? 다음 시간에는 이런 고해상도 음원의 유통경로와 재생하는 수단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쓴이

  • 저는 MBTI상으로 ISTP (내향적 사고형) 타입의 사람에 해당합니다. 혈액형은 AB형. 연구직 회사원입니다.
    저는 청소년기에 피아노의 멋진 소리에 매료되었고,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오디오에서 제대로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로 저장된 음원을 음악적으로 재생될 수 있게 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공연 영상물이나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제대로 재생해 내는 것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인터넷이 열린 직후에 생긴 오디오 리뷰 전문 사이트를 통해 오디오 리뷰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휴지기 없이 꾸준히 활동해 왔으며 오디오와 관련한 블로그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100만명이 넘는 분들이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