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대로 오디오 이야기 - vol.2 스피커의 변천사
  • 스피커는 소리가 나는 물건으로 인클로저(통)에 소리를 내는 유닛이 박혀 있다. 유닛이 하나가 아니고 큰것(우퍼)과 작은 것(트위터)으로 두 개 이상이면 주파수 대역을 나누어주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가 안에 숨어 있다고 보면 된다.

스피커의 메커니즘

스피커는 소리가 나는 물건으로 인클로저(통)에 소리를 내는 유닛이 박혀 있다. 유닛이 하나가 아니고 큰것(우퍼)과 작은 것(트위터)으로 두 개 이상이면 주파수 대역을 나누어주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가 안에 숨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유닛과 통은 알겠는데 네트워크가 뭔지 모르겠다면 기다려라. 나중에 다 알려 줄거다. 자! 스피커를 이루는 유닛과 통, 네트워크에 대해서 차례로 얘기를 풀어보자.

 

스피커 유닛은 그림에서 보듯이 자석이 있고 그 자석 안쪽에 코일이 근접해 있다. 코일에 음악신호(전기신호)가 들어가면 자석과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코일이 감긴 보빈이 앞뒤로 움직이게 된다. 왜 움직이냐고 따지면 머리 아파진다. 플레밍이란 아저씨의 왼손법칙이란다. 플레밍의 오른손은 뭐하는데 쓰냐는 질문은 하지 마시라. 그래도 궁금하다면 친절하게 알려드리겠다. 자석에 대고 코일을 움직여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기의 원리다. 오른손은 전기를 만들고 왼손은 전기로 모터를 돌리는 셈이다. 어찌되었든 이 코일의 움직임이 앞에 달린 오목한 접시같은 콘지를 움직여서 소리가 나게된다.

 

스피커 유닛은 교류 전기가 들어가면 도는 모터와 원리가 똑같다. 스피커 유닛은 앞뒤로 움직이고, 모터는 제자리서 돌기만 한다는 게 다를 뿐이다. 아이 씨! 내가 비싼 돈주고 산 스피커의 유닛이 싸구려 가전제품에나 들어가는 모터와 원리가 같다고?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다. 모터도 초정밀 제품은 하이엔드 스피커 유닛보다 비싼 것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초정밀 모터가 하이엔드 유닛보다 열 배는 만들기가 어렵다. 스피커 기술도 발전하고는 있지만, 이미 메이저 산업이 아닌 사양업종이다. 들으면 열받겠지만 오디오 산업은 70년대 정점을 찍고나서 현재 진행형 내리막이다.

 

하여간 이런 스피커 유닛을 다이나믹 스피커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스피커 유닛은 바로 이런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 다이나믹 스피커 유닛이라는 놈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앰프의 출력이 1와트 근처였다. 에게게... 겨우 1와트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진공관이 처음 개발되고 1와트 출력을 내게 할 때까지 삼십여년 이상 걸렸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작은 출력인 1와트 정도로 여러사람이 들을 만한 큰 소리를 내야 하는 게 당시의 상황이었다. 자고로 스피커라는 것은 작은 출력으로 큰 소리를 낼 수 있어야 장땡이던 시절이다.  

 

스피커가 작은 출력으로도 큰 소리를 내려면 자석과 코일이 가능한한 가깝게 근접해야 한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자석에 철클립을 손으로 잡고 가까이 대어보면 안다. 자석에 가까이 갈수록 자석에 붙을려는 힘이 강해진다. 그래도 이해가 안되다면 호감을 가진 젊은 남녀가 얼굴을 가까이 대면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멀리 떨어져 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일어나게 된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당신의 상상에 맡긴다.

 

코일이 자석안에서 앞뒤로 움직일 때 코일이 너무 많이 움직이게 되면 자석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될 때가 생긴다. 스피커 그림에서 코일을 앞으로 많이 빼면 자석안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런데 코일이 자석 안에서만 움직여야지 너무 크게 움직여서 멀어지면 감도가 떨어지게된다. 왜 감도가 떨어지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저 아래 바닥에서 꿈틀대는 음란마귀에 물어보시라. 아주 쉽게 알려줄 것이다.

 

빈티지 스피커 유닛은 효율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알아본 것처럼 자석과 코일의 갭(간격)이 아주 좁고 앞뒤 진동을 많이 하지 않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고음을 내는 트위터는 문제가 없는데, 저음을 내는 우퍼는 충분한 저음을 내기가 쉽지 않다. 넉넉한 저음을 낼려면 앞에 붙은 콘지 크기가 커야만 한다. 그래서 빈티지 스피커에 박혀 있는 우퍼들은 대부분 사이즈가 크다. 기본이 12인치고 15인치 우퍼도 흔하디 흔하다. 그런데 현대에서는 대형 스피커라도 10인치 우퍼가 대부분이고 12인치 우퍼는 찾아 보기가 힘들다. 왜 이렇게 현대로 오면서 우퍼 크기가 작아진 것일까? 크기가 작아졌는데 나오는 저음의 양이 비슷하다면 결론은 버킹검이다. 콘지가 앞뒤로 많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앞 편에서 스피커의 임피던스를 알아 봤는데,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세월이 흐를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빈티지는 대부분 16옴이고 현대로 올수록 8옴, 6옴, 4옴이 주류를 이룬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혹자는 16옴에서 코일 감은 수를 줄여서 코일을 포함한 콘지 전체의 무게를 줄여서 좀더 정확한 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이 말은 사실은 뻥이다. 그냥 뻥도 아니고 완벽한 뻥이다.

 

스피커를 좀 만져본 사람이면 이 말이 말도 안된다는 것을 대번에 안다. 실제 같은 구경의 빈티지 스피커 유닛과 현대 유닛의 콘지를 포함한 움직이는 부분의 무게를 보면 현대 스피커가 훨씬 더 무겁다. 실제로 코일 몇 십바퀴 덜 감았다고 해서 무게가 별로 줄어들지도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빈티지 스피커들은 효율이 높아서 앰프 입력이 1W만 되어도 충분히 소리를 낸다. 그런데 현대 스피커는 효율이 낮아서 4~5W는 되어야 비슷한 크기의 소리가 난다. 큰 출력에 견디려면 코일도 굵어져야 한다. 결국 코일 감은 횟수는 줄지만 더 굵은 코일로 감아야 해서 실상 코일의 무게는 거의 변화가 없는 셈이다.

 

그러면 '왜 현대로 오면서 스피커 임피던스가 내려갔다는 거냐?'는 의문이 든다. 이에 대한 답으로 유력한 것이 코일이 갖는 특성이다. 코일은 많이 감을 수록 고음이 줄어들어서 결과적으로 대역이 줄어든다. 현대로 올수록 저음도 내려가야 하지만 무엇보다 고음이 충분히 나와야 했다. 코일 턴수를 줄일수록 좀더 평탄하게 넓은 대역을 재생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교과서적인 답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지만, 이말을 곧이 곧대로 믿기에는 뭔가 이상하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현대 스피커와 임피던스

진공관 앰프에서 증폭을 하는 진공관은 자체 임피던스가 수 킬로 옴(Ω)으로 높다. 왜 높은 지는 나중에 진공관 설명하면서 할 생각이다. 각설하고 수 킬로 옴의 높은 임피던스에 스피커를 연결하려면 스피커 임피던스도 수 킬로 옴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300옴이나 1킬로 옴짜리 스피커가 만들어졌다. 믿지 못하겠다면 오래된 라디오에 들어있는 유닛 중에 정말로 이런 게 있다. 이런 스피커는 작은 보빈 안에 코일을 너무 많이 감아야 해서 제작이 쉽지 않았다. 물론 보빈이 감긴 코일이 아주 많아지면서 무거워져서 움직이기 힘들다. 특히 코일이 많이 감기다 보니 코일 자체의 특성으로 인해 고음이 덜 나와서 코맹맹이 같은 소리가 나온다는게 치명적인 문제였다. 운 나쁘게 진공관에 문제가 생겨 직류가 나와서 스피커로 들어가게 되면 그대로 스피커에 전달되서 스피커가 망가지게 된다. 이런 단점 투성이 물건은 필연적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보빈의 코일 감은 횟수를 확 줄여서 15옴 정도의 임피던스를 갖게 만들면 되는 거다. 그러면 15옴의 스피커와 수 킬로 옴의 진공관(출력관)사이에 임피던스 차이가 생긴다. 임피던스 차이가 많이 나는 출력 진공관과 스피커 사이의 원활한 매칭을 위해 매칭 트랜스가 들어가게 된다. 이게 보통 우리가 진공관앰프에서 출력트랜스라고 부르는 놈이다. 출력트랜스라는 게 역사적으로 보면 진공관과 스피커 사이의 임피던스 차이를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해주는 매칭트랜스인 셈이다.

 

간혹 극장용 앰프에는 200옴 출력 단자도 있지만, 매칭 트랜스는 대부분 출력단자가 4, 8, 16옴 단자로 되어 있다. 스피커 임피던스에 맞춰서 연결하면 된다. 그런데 2차 대전이 끝나고 50년대 들어서면서 트랜지스터 앰프가 등장하게 된다. 진공관 앰프는 출력단자가 4, 8, 16옴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트랜지스터 앰프는 이런 구분이 없이 딸랑 +와 - 한쌍만 있다. 스피커 임피던스가 다 다른데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트랜지스터 앰프는 자체 임피던스가 0.1옴 정도로 아주 낮아서 스피커 임피던스가 어떻든 상관없이 음악신호를 보낼 수 있다. 4옴이든 8옴이든 16옴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전기신호는 임피던스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는 잘 보내진다. 물론 반대로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는 잘 보내지지 않는다.

 

트랜지스터 앰프는 임피던스가 아주 낮아서 스피커 임피던스에 상관없이 알아서 음악신호를 보내준다. 참 기특한 녀석이다. 그런데 이놈이 음악 신호를 보내주기는 하는데, 스피커 임피던스에 따라서 힘을 다르게 쓴다. 사람들이 예쁜 여자나 잘생긴 남자한테 잘해주듯이, 트랜지스터 앰프라는 놈은 스피커 임피던스가 낮을수록 더 세게 음악신호를 보내준다. 예로 15옴 스피커에 10와트를 보내준다고 하면 8옴 스피커에는 20와트를 4옴에는 40와트를 보낸다. 임피던스에 따라 차별해서 에너지를 보내주긴 하지만 스피커 브랜드나 가격은 가리지 않는다. 오직 임피던스에 따라서 힘을 더 쓰고 덜 쓸 뿐이다.

 

이제 왜 스피커 임피던스가 현대로 오면서 내려왔는지 설명해 보자. 스피커가 같은 효율이라고 한다면 임피던스가 낮을수록 앰프에서 더 많은 출력을 끄집어낸다. 이 얘기는 트랜지스터 앰프에 연결했을 때 스피커 임피던스가 낮으면 더 큰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앰프에서 더 많은 힘을 뽑아냈으니 더 큰소리가 나는 것이다. 기름을 많이 먹는 차가 힘이 쎄서 더 잘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자! 여러 스피커가 진열된 오디오 샵을 상상해보자. 어느 스피커를 사야할 지 고민하는 애호가라면 이것저것 비교해서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한 스피커가 다른 스피커보다 더 큰소리가 나면 소리가 더 좋은 스피커라고 생각하게 된다. 매일 아랫집 윗집 신경쓰느라 볼륨을 못 올렸는데 이제 볼륨을 올려보라! 어? 내 오디오 소리가 이렇게 좋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내 귀는 수준이 높아서 소리가 커지는 것에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 음량이 커져도 소리가 좋아진것 같은 느낌이 정말로 들지 않는다면 당신 귀는 고장난 것이다. 이비인후과에 빨리 가보시길 권한다. 

 

이제 얘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이 되었을 것이다. 극작용 시스템이야 업체가 와서 설치해서 소리가 이상없이 잘 나기만 하면 된다. 가정용 스피커는 샵에서 다양한 스피커들과 비교 경쟁하면서 선택받고 팔려나가야 스피커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스피커 임피던스가 낮아진 것은 스피커 제작회사가 스피커를 팔기 위해서 벌인 몸부림이자 꼼수의 결과인 것이다.

 

트랜지스터 앰프가 주류가 되면서 스피커 회사는 어떻게든 적은 출력으로 큰소리를 내야한다는 압박으로부터 해방 되었다. 임피던스를 낮춰서 앰프에서 더 많은 힘을 끌어다 쓰면 되기에 스피커 감도 같은 것은 떨어져도 상관이 없었다.

자석과 코일 간격을 좀더 떨어지게 하면 코일이 앞뒤로 많이 움직여도 코일과 자석이 닿을 염려가 없어진다. 간격을 넓히고(롱갭) 코일을 짧게 감고(숏 보이스 코일)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 그래서 현대 스피커는 효율이 떨어지고 코일 턴수가 적어져서 임피던스가 내려가게 된 것이다. 보빈(코일)이 앞뒤로 많이 움직일 수 있으면 콘지가 작아져도 충분한 저음을 낼수 있다. 앞뒤 진폭이 2배가 되면 콘지는 1/2이 되어도 같은 음량의 저음을 낼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 스피커들은 우퍼가 8인치가 대부분이고 커봐야 10인치 정도인데도 빈티지 스피커 15인치에 버금가는 저음을 낸다. 

 

하이엔드 스피커는 자신이 그려내는 무대에서 악기의 위치가 정확하고 음상이 아주 작고 선명하게 표현한다. 빈티지 스피커는 무대는 크지만 악기의 위치도 덜 정확하고 상대적으로 음상의 크기도 크다. 쉽게 말해서 빈티지 스피커는 대부분 가수의 입이 큰 빅마우스로 표현된다. 똑같은 스피커인데 왜 빈티지 스피커는 왜 빅마우스로 표현이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빈티지 스피커에서 가수의 입이 빅마우스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많은 원인이 있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소리가 나는 콘지의 크기에서 첫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빈티지 스피커는 같은 소리를 내는데 하이엔드 스피커에 비해서 면적이 2배 심지어는 3배의 크기의 콘지를 채용한다. 소리가 발생하는 콘지의 크기가 크니 당연히 소리로 표현되는 음상의 크기가 클 수 밖에 없다. 빈티지 스피커는 유닛이 크고 유닛이 크면 상대적으로 유닛이 부착되는 인크로저(통)도 커질수 밖에 없다. 인크로저가 커지면서 커진 배플의 모서리에서 회절이 이루어지면서 음상이 흐릿해지게 되는 것이다.

 

에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하이엔드 스피커 중에서 음상이 정확하고 작게 표현되는 스피커는 3/5a 처럼 크기가 작거나 우퍼를 옆에 부착해서 앞면 배플의 크기를 최대한으로 줄인 스피커 들이다. 전면 배플이 크면서 음상이 아주 작게 표현되는 스피커가 있다면 나에게 알려달라. 특히 전면 판에 의한 회절의 문제는 고음에서 더 심각하게 발생한다. 그래서 하이엔드 스피커 중에는 트위터를 따로 분리해서 아주작게 하고 모서리를 없애고 둥근 형태로 만들어 부착한다. 대표적으로 B&W 노틸러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다음 편은 스피커 콘지에 대한 얘기해볼 생각이다.

 

 

글쓴이

  • 65년 서해안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고, 현재 한의사로 살고 있다.
    대학 시절 운명적으로 클래식과 오디오를 만나서 지금껏 지지고 볶으면서 지낸다.
    아날로그 오디오를 특히 좋아해서 관련 책도 몇권 냈다. 하이엔드와 빈티지 가리지 않는 오디오 박애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