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더 W20을 얘기하다.
  • 하이파이 스타일의 두 필자이자 실사용자인 문한주님과 박우진님 두 필자의 대담으로 오렌더의 안팎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기로 한다. 첫 편은 오렌더의 제품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두 번째 편에서는 W20의 시청기를 주로 다루기로 한다.

대담 문한주 & 박우진

 

오렌더가 국내 시장에 상륙한 지도 어느새 5년을 지나고 있다. 아직 네트워킹, 스트리밍 플레이어의 개념조차 희박할 무렵, 천만원을 전후하는 파일 재생기를 소개하며 사용자를 확보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음에도 컴퓨팅 기반 파일재생의 하이엔드적 품질을 확인해 본 사용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단지 파일을 저장해서 출력하는 메커니즘만으로도 이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더 큰 감명이 되었다.

 

미국의 스테레오파일에서 수년째 최상위 추천리스트를 지키고 있는 N10을 비롯해서, 대략 5종의 전용 스트리머와 앰프, 포터블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10종에 이르는 제품들이 출시되는 동안 아직까지 오렌더의 제품은 고급, 고가의 이미지와 더불어 뭔가 스스로 실사용자의 범위에 쉽게 진입되지 않는 막연함이 있어 보인다. 저가의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도 이런 이미지는 워낙 초월적 존재라는 인상으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한다.

하이파이 스타일의 두 필자이자 실사용자인 문한주님과 박우진님 두 필자의 대담으로 오렌더의 안팎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기로 한다. 대담은 2 편에 나누어 게시하며 첫 편은 오렌더의 제품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두 번째 편에서는 W20의 시청기를 주로 다루기로 한다.    



오렌더가 개막한 파일 네트워킹의 시대

: 오렌더는 국내 업체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검증된 뮤직 서버 겸 스트리밍 플레이어의 브랜드입니다. 티빅스의 기술진들이 티비로직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명품 서버로 성장을 이뤘습니다. 먼저 디지털 음원 트랜스포트의 역사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CD 포맷이 나왔을 때 DA 변환 기술은 초보 단계에 머물렀던 상황이었습니다. 트랜스포트는 특별히 달라질 게 없으니 계속 사용할 수 있었지만, DA 컨버터는 나중에 더 좋은 제품이 나올 것 같으니 별도로 분리해서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또 이런 분리형 구성은 CD 메커니즘에서 발생되는 진동이나 노이즈를 격리하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DA 컨버터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오히려 디지털 인터페이스에서 발생되는 지터 문제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체형 제품이 음질이나 비용 면에서 각광을 받게 됩니다. 불법 복제를 염려하여 디지털 전송을 제한한 SACD 포맷의 등장도 분리형 제품에는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시장에서 DA 컨버터들을 구경하기 힘들어졌죠. 

그런데 이제는 음원을 저장하거나 정액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감상할 때 도움이 되는 DA 컨버터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이제는 DA 컨버터에 연결하기 위한 디지털 음원 재생 장치가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유행이 돌고 도는 것은 오디오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 네, 그렇습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SACD 플레이어는 이제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되었고 지금은 파일재생이 가능한 DAC가 주목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DAC 자체 보다는 디지털 음원을 재생 기능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시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파일형태로 하드디스크나 메모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재생하는 초창기의 디지털 음원 재생장치로는 올리브라든지 메리디언 술루스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제품은 폐쇄적인 시스템입니다. 용량에 대한 제한이 있었고 업체의 개발 속도가 사용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사용자가 업체의 제품 지원을 기다리다 지쳐서 포기하고 다른 제품으로 옮겨보려 할 때는 기존에 저장해 둔 데이터가 다른 시스템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지요.

그런 폐쇄적인 시스템이 가진 문제는 UPNP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되면서 모두 극복이 되었습니다. 오디오 애호가들이 가장 인정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린 DS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하게 되면 표준화 기술을 사용하므로 구축해 둔 디지털 음원이 호환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고, 용량 증설에 대한 고민을 덜고, 빠르게 변하는 IT기술의 혜택을 받아 조작성이 향상되고, 파일을 저장해 두는 NAS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컨트롤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네트워크 플레이어 운영이 쉬운 것은 아니고 성공하기에는 넘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운영하려면 사용자가 NAS를 운영하는 방법을 새로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만든 회사 중에는 네트워크 기술은 가지고 있지만 오디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런 업체가 만든 제품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겠습니다.

간혹 드물게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오디오 업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회사에서 만든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다른 회사의 DAC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없도록 막아놓았습니다. 오디오 애호가 각자가 추구하는 소리의 선호를 포기하고 해당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일방적인 관계에 놓여지게 되는데요. 다양성을 중시하는 오디오 애호가의 특성상 그런 제약 아래에서 오랫동안 그런 제품을 사용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었던 것이 오렌더입니다. 오디오 전용 DAC를 연결할 수 있어서 오디오 애호가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미디어 서버와 미디어 플레이어가 결합된 형식이어서 별도의 NAS를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음원 파일 관리가 매우 쉽습니다.



: 오렌더의 제품들은 말씀하신 메리디언이나 린에 비해서 후발주자로서 기존 제품들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잘 보완했고, 사용자 편의성에서도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내장하기 때문에 사용이나 관리가 수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메리디언과 린의 스트리밍 픒레이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오렌더가 설치나 사용 면에서는 확실히 쉽고 낯설지 않습니다. 파일 플레이를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음원을 등록하는 것부터가 사용자들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 오렌더에서는 컴퓨터에 저장해 둔 새로운 음원 파일이 들어있는 폴더를 오렌더의 하드디스크에 폴더에 복사해 붙이면 끝입니다. 매우 직관적이고 쉽습니다.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복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등록이 바로 되어 곧바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린 DS 플레이어를 사용했을 때는 음원 파일을 파일서버에 저장하고 난 후에 서버프로그램이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 하도록 실행명령을 내려야 했는데 서버 프로그램이 태그정보를 업데이트 하는데 몇 분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갱신범위를 크게 잡아두는 경우에는 태그 정보를 업데이트를 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리기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렌더에서는 그런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오렌더처럼 하드디스크를 내장하고 있는 제품이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비해서 조작만 편한 것이 아니라 음질적인 면에서도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디오에서는 제품 구성이 복잡해 질수록 변수가 많아지고 좋은 소리도 어려워지게 마련인데 구성품이 하나라도 줄어들게 되면 음질적인 면에서 변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오렌더는 파일 관리만 편한 것이 아닙니다. 랜 선으로 인터넷과 연결되어 벅스 뮤직, 타이달 같은 스트리밍 웹사이트나 인터넷 라디오 등에까지 대응하는 것도 오렌더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근래의 음악 감상 패턴이라면 스트리밍 웹사이트에서 최신 음원을 감상하고, 그 중에서도 좋은 음질로 소장하고 싶은 음원을 구입해서 별도의 하드디스크에 다운로드해서 감상하는 것입니다. 오렌더의 제품 컨셉트는 이런 흐름에 잘 맞춰져 있습니다.

 

: 스트리밍 음질 수준이 아직까지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한 음원을 재생하는 것에 비해서 미치지 못하는 점이 있지만 그래도 음악애호가들 중에는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연주를 발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 벅스 뮤직 같은 국내 음원 사이트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쉽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답게 NAS를 연결해서 저장 용량을 확장하는 것도 물론 지원합니다.

 

문: 오렌더 제품과 비슷한 제품 컨셉을 가지고 있는 브라이스턴 BDP-2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기능에서는 오렌더 제품에 밀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경쟁제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많은 오디오 업체들이 ‘룬(Roon)’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룬’은 네트워크 플레이어 업체들이 고민하는 음원 관리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솔루션입니다. 오디오 업체는 이런 골치 아픈 부분의 개선에 신경을 쓸 필요 없이 ‘룬’에게 떠넘기면 되고 자신들은 오디오 부분만 개발하면 되기 때문에 열광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룬’을 꼼꼼하게 따져보면 ‘룬’ 시스템은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장단점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거기다가 태그정보를 관장하는 기능을 가진 ‘룬 코어(Roon core)’의 요구되는 사양이 높아 ‘룬 코어’에서 전기적인 노이즈를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음질이 우선시 되는 오디오용으로 사용하려 한다면 사양이 낮은 시스템 사양에서 원활하게 운영되어야 하는데 ‘룬’은 그 단계에 와있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룬’에 대해 거는 기대감은 높은 것은 이해하지만 진정한 킬러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저런 난제를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 여건이 마련이 되기 전까지는 ‘룬’이 오렌더와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오렌더가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비해서 좋은 점으로 사용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아주셨는데 그 말씀에 덧붙여 보자면 오렌더의 매뉴얼은 읽기 쉽게 정성껏 잘 만들어져 있어서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매뉴얼이 얇은 편인데, 그도 그럴 것이 별로 할 일 자체가 없습니다.

 

: 오렌더의 매뉴얼은 이해하기 쉽게 잘 씌여져 있습니다. 다른 업체에서도 본받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 굳이 오렌더의 흠을 잡아 본다면 아이패드의 앱으로만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게 사용상의 제약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여러 업체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오렌더에서 모두 지원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 점은 이해해야 될 듯 합니다.

 

: 저도 굳이 오렌더의 흠을 잡아 본다면 컨트롤 프로그램의 색상 설계가 세련되지 못한 부분을 얘기하고 싶네요.

 

: 국내에서 세계로 진출한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오렌더가 국내업체라서 특별히 더 좋은 점은 사용자 원격 지원 서비스입니다. 담당 엔지니어에게 연락하면 서버를 살펴보고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는 현재로서는 다른 브랜드 제품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오렌더 외에도 디지털 음원 재생 장치는 많습니다만 특별히 오렌더가 세계 곳곳에서 호평 받고 있는 이유는 트러블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W20을 시청해보니


: 일단 가격이 가장 저렴한 X100S/L 두 제품부터 살펴보면 하프 사이즈 제품이고 가격에서도 매력적입니다. 아이패드의 오렌더 앱은 상급기와 동일하므로 사용자 편의성에서는 상급 제품들과 동일합니다.

 

기본 모델인 X100S는 1TB, 확장 버전인 X100L은 6또는 12 TB HDD가 내장됩니다. 물론 상급기와 마찬가지로 재생에서는 128MB 용량의 SSD를 캐시로 사용합니다. 디지털 출력은 USB 2.0 규격으로 192 kHz 24비트의 스펙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 N100H 모델은 풀 리니어 전원으로 업그레이드된 음질 지향의 제품입니다.

중급 모델인 N10은 풀 사이즈의 본격적인 오디오파일 제품입니다. 리니어 파워와 OCXO 클럭으로 음질 지향 설계에 DA 컨버터와 연결하는데 AES/EBU, BNC, COAX, Optical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 지원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제품은 근래 X100과 N10 사이에 등장한 A10 모델입니다. DA 컨버터와 가변 아날로그 출력이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제품입니다. 기존에 나온 볼륨 달린 DAC에서 오렌더 특유의 음원 서버 및 스트리머 기능이 더해진 제품이지요. 

AKM 사의 AK4490 칩을 적용해서 384KHz/32Bit 신호에 대응하며, 옵티컬 입력도 있습니다.  내장 하드 디스크 용량은 2.5인치 규격으로 2TB를 2개 적용 가능합니다. A10은 오렌더에서만 출시 가능한 카테고리의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듯 오렌더의 제품들은 제품 기획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 W20은 디자인도 독특하고 하이엔드 오디오다운 느낌이 듭니다. 디스플레이나 케이스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위용도 대단합니다.

AES/EBU, BNC, Coaxial 등 모든 종류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음질에서도 차별화된 제품입니다. 그리고 배터리 파워로 구동합니다. 앞서 언급된 N10은 리니어파워를 쓴 제품인데, W20이 제공하는 정도로 완전한 규모감을 재생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W20의 규모나 무게는 파격적입니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나 싶은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성을 인정받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워드 클럭 입력입니다. 최상급의 DAC 중 일부에는 DAC에서 워드클럭을 발생하는 기능을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DAC에서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황금률 중의 하나는 마스터 클럭을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이 이뤄지는 부분에 최대한 가까운 부분에 두는 것입니다. 최상급 DAC는 중에는 이런 원칙을 이용해서 DAC에서 마스터 클럭을 생성하고 이 마스터 클럭을 트랜스포트에서 사용하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만약에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DAC를 사용하고 있다면 W20의 워드 클럭 입력 기능을 반드시 사용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디지털 워드 클럭을 입력했을 때 음질이 한 단계 더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DAC에서 워드 클럭 출력 기능이 달려 있는데 W20을 구입해서 워드 클럭 입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까운 수준을 넘어 낭비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W20은 진동이나 소음이 다른 제품과 비교해서 월등히 적어서 감상하는 데 안정감을 줍니다. 워낙에 케이스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진동 악세사리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박: 음원 저장 하드 디스크를 사용하지만 속도가 빠른 SSD를 캐시로 사용해서 진동이나 소음에도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품질과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그럼 음악을 들어가면서 하나씩 살펴보시겠습니다.

 

(대담 장소: GLV)

-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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