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스피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PMC
  • PMC라는 나무 숲의 산정에 예나 지금이나 우뚝 서 있는 존재가 BB5 인데 진화를 거듭한 결과 SE 버전에 이르러있다. 특히 BB5와 관련된 일이라면 설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피터 토마스가 거동을 한다.

인터뷰 with 박진형과장 & 권세웅차장 of 다빈월드

 

기사가 되었든 실제 제품이 되었든, 간혹 PMC가 시야에 들어오면 언제 저렇게 수목원 산등성이처럼 왕성히 번성한걸까 새삼 눈을 크게 뜨고 그 궤적을 돌아보게 된다.

PMC 타이틀이 걸린 패밀리 트리가 위로 아래로 크게 번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선함이 번져나오는 그 타이틀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면 그들은 좋은 의미로 ‘여전’하다. 후발주자이지만 그 길이와 폭을 감안할 때, BBC 관계자 그룹에서 발언권이 작지 않을 듯 싶다.

다른 영국 브랜드들과 유사하게도 PMC 또한 설립 이래 그들의 정신과도 같은 제품 라인업이 있으며 ‘box’를 의미하는 ‘-B’로 명명된 클래식 제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의 수장으로서, PMC라는 나무 숲의 산정에 예나 지금이나 우뚝 서 있는 존재가 BB5 인데 진화를 거듭한 결과 SE 버전에 이르러있다. 특히 BB5와 관련된 일이라면 설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피터 토마스가 거동을 한다. 조만간 그의 모습을 보며 담화를 나눌 기회가 있길 바라는 중에 PMC의 한국 딜러인 다빈월드를 통해 PMC를 좀더 근거리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얼마 전 있었던 시연회를 통해 BB5 SE가 어떤 위상을 갖는 스피커인지에 대해 확인한 바 있다.



하이파이스타일(이하 ‘하스’): 우선 박진형과장님의 승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이게 다 PMC 덕택이라는 소문이 있었데 말이죠(함께 하하). 막 제품군이 늘어날 무렵의 PMC를 론칭하느라 할 얘기도 많으실 것으로 압니다만, 환기차원에서 PMC에 대한 소개를 좀 해주시죠. 무엇보다 PMC는 영국 스피커의 맥락에서 보았을 때 ‘이러이러한 제품’이라고 일괄해서 표현한다면요?

 

박진형(이하 ‘박’): 네, 감사합니다. 과거 PMC 스피커가 미국에 처음 수출되었을 때 오디오 애호가들이 ‘영국형 JBL’로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브리티쉬 사운드’하면 흔히 떠오르는 전반적으로 보드랍고 중역이 도톰하고 고역은 산뜻한 음색형 스피커가 아닌, 공간을 장악하는 호방한 음장형 스피커의 면모를 보이면서 동시에 대구경 우퍼를 사용하지 않아 정밀하고 정연한 저음을 나타낸다는 의미였겠죠.

당시 영국에서는 ‘돌연변이’ 같은 존재가 아니었나 싶어요. 하지만 시점을 현재로 돌린다면 PMC의 슬로건인 ‘라이브-레코딩-홈오디오를 완전히 동일하게 재생하는 레퍼런스 모니터 스피커’로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스: 저도 처음 PMC의 스피커들을 보고 들었을 때, 외모와는 다른 사운드 스타일에 뭔가 뜻밖의 대면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여하튼 90년대 초반에 본 PMC와 지금의 PMC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제대로 본 건지, 그리고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비해서 디자인과 사운드 모두 세련되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의 정책이 반영되어서인가요?

 

: 과거에 제가 PMC 관계자들과 만나서 왜 인클로저 마감을 타 브랜드처럼 매끈하고 화려하게 처리하지 않는지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그럴 돈 있으면 소리를 더 좋게 만들지’라고 답하더라고요.

인클로저 공진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MDF보다 밀도와 강도가 높은 영국 ‘메다이트(Medite)’사의 HDF를 사용하는 것, 인클로저 내부로 들어오는 음압을 고려해서 모델마다 모든 패널 두께를 달리 하는 것, 온습도 변화에 따라 인클로저가 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도 비니어 마감 처리를 하는 것 등은 타 브랜드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음질과 내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굉장히 중요한 작업들이죠.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PMC 정책의 우선순위는 외관보다는 음질과 내구성에 있다는 거에요.

다만 ‘음악에 담겨 있는 감정과 현장의 느낌을 착색과 왜곡 없이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철학과 방향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사용자들의 의견은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Twenty’ 시리즈에서 다양해지는 인테리어에 어울릴 수 있게  마감을 한 가지에서 네 가지로 늘린 것, ‘Twenty5’ 시리즈에서 스피커 터미널을 싱글 와이어링으로 통일한 것, 플린스와 바인딩포스트를 스테인리스로 변경한 것, 스파이크를 위에서 조이면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게 만든 것 등이 전 세계 사용자들의 설문조사를 받아서 실행한 것들이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조금은 세련되어진 것 같고요.

사운드도 마찬가지에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음악에 담긴 감정과 현장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죠. 다만 소스가 고해상도 차세대 포맷으로 변화하고 각종 소재, 부품, 연구 개발팀의 설계 기술 등이 발전함에 따라 보다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진 것 같아요. 그러한 변화를 청자들은 ‘세련되어졌다’고 느끼는 것 같고요.

 

하스: 질문이 없이도 궁금한 핵심들을 대부분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하). 저 또한 그렇겠구나 짐작했던 부분인데, 그러니까 PMC 사운드는 스타일링이라기보다는 진정성의 추구가 만들어낸 거라고 이해하겠습니다. 

처음 시작했던 시절과 다르게 PMC의 사운드 컨셉에서 변화가 있다면 오랜 파트너인 브라이스턴 외에도 홈오디오적인 구사에 추천할만한 브랜드들이 있을텐데요, 다빈월드의 같은 수입브랜드인 코드와 같은 앰프와는 어떨까요?



: 브라이스턴과 PMC는 지향점과 음색 특성이 매우 닮아있어요. 특히 현장의 느낌을 잘 전달하죠. 그래서 브라이스턴 앰프를 매칭하면 마치 앰프를 물리지 않은 것처럼 ‘원래 PMC가 의도하는 소리는 이런 거구나’ 싶은 소리가 나요. 하지만 자칫 심심하게 들릴 여지도 있고요.

반면 코드와의 매칭에서는 각 음 하나하나에 힘이 붙고 치밀하고 첨예한 느낌이 들어요. 오디오적인 쾌감이 넘치죠. 저는 두 앰프 모두 PMC와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틀에 박힌 대답 같지만 PMC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앰프란 없다고 생각해요. 워낙 착색이 없고 대역간/토널 밸런스가 고르고 중립적이잖아요. 대신 연결된 컴포넌트들의 특성은 잘 드러나니까 취향에 따라 매칭하기는 용이하겠죠? 위로가 안 되나요? (하하)

 

하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하하). 사실 특정 앰프에만 최적화되어 있다는 스피커라면 그다지 당기지 않아요.

PMC 제품군에 대한 얘기를 좀 듣고 싶어요. PMC 초기 론칭시에 엔트리급부터 접근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구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낮은 대역에서의 잔향을 의식한다던가, 앰프출력을 다소 높게 요구한다던가 하는 것들이 되겠는데요, 상하급기간의 차이, 그리고 신구 제품들 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 네, 맞아요. 초기에는 밀폐형 스피커처럼 약한 앰프를 물리면 저역이 터져 나오지 못하거나 시간축이 맞지 않고 센 앰프를 물리면 고역이 빽빽대는 등의 문제가 있었죠.

트랜스미션 라인 즉, 미로형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유일한 스피커 제조사인 만큼 초기에는 아무래도 시행착오가 더러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의 ‘Twenty5’나 ‘se’시리즈를 들어보면 과거의 응집된 소리와는 넓게 펼쳐진 소리가 술술 나오는 느낌이 들거에요. ‘i’, ‘Twenty’시리즈를 거치면서 유닛에 가해지는 압력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미로의 형태를 단순화시키면서 공기 흐름을 원활히 한 결과죠.

또 다른 차이점 중 하나는 소리가 훨씬 투명하고 섬세하고 생생해졌다는 거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각종 소재, 부품, 연구 개발팀의 설계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수반된 결과죠.



특히 Twenty5 시리즈는 합성수지에 유리섬유를 도포한 재질을 위빙 기법으로 아주 촘촘하게 엮은 지-위브(g-weave) 드라이버 유닛과 F1에서 착안한 공기 역학 설계 원리 라미네어(Laminair)를 적용해서 개선폭이 상당히 커요. i시리즈는 물론 twenty시리즈를 사용하셨던 분들은 들어보시면 깜짝 놀랄걸요?

상하급기간의 차이는 간단히 말해 성능이에요.

크로스오버에 사용될 부품을 일일이 선별 후 측정해서 수치에 따라 분류하고, 가장 짧고 효율적인 신호경로를 연구 및 청음 실험하고, 인클로저의 사이즈에 맞춰 미로 길이를 계산하고, 각 주파수의 속도를 고려해 격벽을 배치하고, 흡음재의 개수, 재질, 밀도, 경도, 위치를 결정하고, 유닛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해 특주하고,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해보고, 연구 개발팀의 청음 실험을 거쳐 대표인 피터 토마스가 들어보고, 마지막으로 파인 튜닝 혹은 보완 작업에 들어가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등의 작업 과정은 최하급기인 DB1Gold부터 BB5se에 이르기까지 모두 동일하죠.

이 얘기는 곧 연구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거에요. 달라지는 건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의 수준과 신기술 적용 여부죠. 거기서 성능의 차이가 나타나는 거고요.

 

하스: 그렇군요. 자세한 설명과 의견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BB5se는 홈오디오로서 어떤 존재라고 할 수 있나요? 최근엔 이 등급의 제품들이 심심치 않게 포진하고 있어 보이는데, 이런 음악을 듣는 사용자, 혹은 이런 성향의 소리를 좋아하는 경우에 추천한다 이런 게 있다면요?

 

: 세상에는 참 좋은 스피커들이 많아요.

다인오디오나 소너스파베르처럼 감미로운 부류도 있고, 이소폰이나 마르텐처럼 아큐톤 유닛을 활용해서 마치 소리를 현미경으로 보는 것처럼 세밀함을 극대화시켜주는 부류도 있고, 포컬처럼 오디오적 쾌감의 끝을 달리는 부류도 있죠. 물론 해당 제조사들은 자신들에게 이런 고유의 음색이 있다는 걸 모두 부인하겠지만요(하하).

홈오디오는 취향이기 때문에 저는 모두 존중해요.

하지만 그런 제품들은 듣다보면 이내 질리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피커가 가장 잘 표현하는 혹은 잘 어울리는 음악들을 편중해서 듣게 되곤 하죠. 저는 PMC의 가장 큰 장점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착하기에 가장 좋은 스피커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 그리고 공연실황 녹음을 즐겨 듣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현장의 라이브한 느낌을 PMC만큼 잘 전달하는 스피커는 거의 없지 않나 싶어요.

하스: 이번에 시청한 BB5se는 참 인상적인 사운드품질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빈웓드 측에서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이 스피커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더불어서, PMC 라인업이 상당히 규모가 큰데 브랜드 시청회를 할 계획도 있었으면 좋겠고요.

: BB5se는 앞으로 많은 곳에서 선보일 예정이에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으니 조만간 재미있는 기획으로 찾아뵈야죠. 브랜드 시청회는 말씀하신 것처럼 라인업 규모가 너무 커서 엄두가 안 나요. 하지만 twenty5 시리즈는 별도로 시청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하스: 발표 때 언급한 PMC 대표 피터 토마스가 언제 한국을 들를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일정이 나온 게 있나요?

: 사실은 이번 쇼케이스 때 방문하기로 했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인해 무산되었어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제가 요청하면 반드시 온다고 약속했으니 머지않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스: 다빈월드의 올해 행사 일정은요? PMC 를 포함한 전 브랜드 얘기를 해주셔도 됩니다. 기타 PMC와 관련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 올해는 다빈월드에서 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에요.

전 세계 턴테이블 판매율 1위 제조사인 레가(rega)를 새로이 런칭할 예정이고요, 하이엔드 제조사인 코드 일렉트로닉스(Chord Electronics)에서도 신제품 3종과 레퍼런스 라인업의 제품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죠.

역사상 가장 단 시간 내에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스피커 제조사 골든이어 테크놀러지(GoldenEar Technology)도 최상급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요.

파이오니아도 최상급 리시버가 최근 출시되었고요. 출시 시점에 맞춰 행사를 기획 중이니까요, 조만간 각종 웹진, 커뮤니티, 뉴스 사이트 등에서 보도자료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스: 바쁘고 피곤하신 일정에 진지한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열혈팬이라고까지는 못하더라도 PMC에 많은 관심을 갖고 쫓아다니겠습니다. 이어지는 좋은 기획을 기대하겠습니다.

 

 

수입사의 실무자들과 대화를 해보니까 PMC는 흥미차원의, 프로모션 차원의 관심을 매개로 하는 스피커가 아니라는 생각이 좀더 분명해졌다. 이들은 PMC가 어떤 스피커이고, 어떻게 소리를 내야 하는 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고 고집스럽게 집착을 해서 논지를 벗어나는 일도 없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작자의 마인드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큰 패밀리를 일구어 오게 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조만간 설립자 당사자와도 대면할 기회를 기대하며 BB5 se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그 위용을 다시 한 번 흘깃 바라보며 인터뷰를 마쳤다.

 

 

 

- 하이파이 스타일 -

글쓴이

  • HiFi Audio Webzine & Community -
    Find Your St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