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드래곤 미니앨범 2집 '권지용' USB 앨범에 대한 단상
  • LP / CD 같은 전통적인 매체를 벗어난 메모리형 매체를 음반으로 볼 수 있는가?

(이미지출처: 동아일보)

 

디지털 오디오 시대에 들어선 수십 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는 논쟁이 있다. LP / CD 같은 전통적인 매체를 벗어난 메모리형 매체를 음반으로 있는가? 오랜 논란은 올해 저작권법이 개정되면서 음반의 정의가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공식적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저작권법 (2017.3.21 공포)

2 5 : "음반" (음성ㆍ음향을 말한다. 이하 같다) 유형물에 고정된 (음을 디지털화한 것을 포함한다) 말한다. 다만, 음이 영상과 함께 고정된 것을 제외한다.

 

그런데 불과 3달도 되지 않아서 다시금 오랜 논쟁에 불을 지피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2017 6 8일에 발매된 G드래곤 미니앨범 2 '권지용' 때문이다.

앨범의 오프라인 앨범은 USB 메모리로 발매되었다. 아직까지 USB 메모리 앨범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제 낯선 것도 아니다. 그런데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이하 음콘협) 지드래곤 USB 앨범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문회체육관광부 산하 음콘협은 현재 우리나라의 공인 음악 차트인 '가온차트' 운영하고 있다. 가온차트는 디지털 / 앨범 / 소셜 채널별 음원 순위를 집계하고 있다. 여기서 앨범 차트가 오프라인 앨범의 국내 출하량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음콘협 측은 앨범 차트에 권지용 USB 메모리 앨범을 포함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고 여기까지만 보면 이게 소리야? 싶겠지만, 사실 여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권지용' USB 앨범에는 실제 음원 파일이 저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USB 앨범을 PC 연결하면 특정 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할 있으며, 거기에서 음원과 뮤직비디오 다양한 컨텐츠들을 제공된 USB 메모리에 저장할 있는 방식이다.

 

이는 분명 저작권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음반의 형태와는 다르다. 마케팅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USB 메모리를 구입하면 디지털 앨범 전용 컨텐츠에 접근할 있게 만든 오프라인 프로모션으로 있다. 그래서 지드래곤의 소속사인 YG 측에서도 가온차트 집계 방식에 대한 불만이나 이견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렇게 특정 페이지 접근 권리를 USB 앨범을 통해 제공하여 컨텐츠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앨범을 당사자인 지드래곤 측에서는 음콘협의 입장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내비쳤다. 지드래곤은 오늘(15)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What's The Problem?"이라고 운을 글을 남겼다.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그저 '음반이다/아니다' 달랑 나누어지면 끝인가?"

 

사실 나는 이번 USB 앨범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 명이다.

 

해당 인스타그램 도중에는 " 누가 어디서 틀어도 안에 담겨 있는 음악, 가수의 목소리가 녹음된 음악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문장도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본인의 이번 USB 앨범은 안에 음악이 담겨 있지 않다. 그런데 지드래곤이 과연 저런 말을 자격이 있는 것인가?

 

과거 CD 시절에도 앨범을 구입해서 PC 시디롬에 넣으면 특정 사이트로 접속할 있다거나 하는 기능을 넣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웹페이지 접속 기능을 제공한 앨범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페이지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 붐을 타서 반짝 유행하다가 다시 사라진 컨텐츠로 기억된다.

 

생각난 김에 BoA 한국 1.5 Don't Start Now 정말 만에 PC CD롬에 넣어보았다. 무언가를 설치하더니 아마도 어도비 플래시로 만든듯한 조그마한 화면이 뜬다. 16년이라는 세월의 갭이 느껴지는 촌스러운 디자인이다. 화면의 위를 유심히 보면 '홈페이지 가기' '비밀 페이지 가기' 링크가 있다. 링크를 눌러보면? 당연히 현재는 접속할 수가 없다고 뜬다. 분명 앨범을 샀을 때는 접속을 했던 기억이 있기는 하다.

 

이번 권지용 USB 앨범은 말하자면 위와 같은 디지털 컨텐츠 기능만 남겨놓은 오프라인 매체이다. 그렇다면 과연 USB 앨범으로 10 뒤에 똑같이 웹페이지에 접속할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있다. 1년이 멀다 하고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10년이면 체감상 과거의 1세기 수준의 변화이다.

 

사실 웹사이트라는 것이 오프라인의 음반 가게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지속성이 없다.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거대 포털 사이트가 아닌 이상 중소규모 사이트는 언제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사이트의 제작은 현실에서 가게를 차리는 것보다 훨씬 쉽고, 문을 닫는 것은 쉬워서 그냥 마우스 클릭 번이면 초만에도 가능하다. 그러니 보아 앨범의 사례처럼 16년이나 지난 웹페이지가 이제 와서 접속이 불가능한 어찌보면 당연하다. 사실은 당연하지 말아야 정상이지만, 이런 실태가 아무렇지 않게 용인되는 곳이 바로 인터넷이다.

 

내가 이미 과거에 이런 경험을 많이 봤기에 권지용 USB 앨범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USB 앨범의 미래는 이미 눈앞에 IMAX 펼쳐진다. 나는 물리적인 증거물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이라서, 아직도 가능하면 음원을 CD 구입하고 게임도 DVD 구입한다. 그러니 나같은 올드 타입들은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가치도 가지지 못할 USB 메모리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번 권지용 USB 4GB 메모리의 안에는 그냥 웹사이트 링크 파일 하나만 덩그러니 저장되어 있을 뿐이다. 용량도 심지어 1KB 밖에 되지 않아 허탈함이 배가된다.

 

이에 대해서 YG 측에서는 온라인에서 음원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제공된 USB 저장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쉽게 쓰고 지울 있으면 음원 '파일' 대한 애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막말로 제공되는 USB 메모리에 소녀시대 앨범을 넣어 다닐 수도 있는 노릇이다. 메모리 매체에 음원이 담겨 나오는 앨범들은 매체에 쓰기 금지가 걸려 있어서 내용물을 마음대로 지울 없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정도는 되야 디지털 파일에 대한 애착을 조금이나마 느낄 있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나는 이번 권지용 USB 앨범 같은 그런 가벼운 컨텐츠에 3만원이나 하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생각이 절대 없다. 물론 나의 이런 격한 반응을 보고 혹자는 그럼 USB 비싸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온라인에서 음원만 사면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물리 매체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이다. CD USB 오프라인 매체 자체가 음원이 전혀 저장되어서 나오지 않는다면 같은 사람은 뭔가 돈을 주고 앨범을 산다는 기분이 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디지털 음원 시대를 맞이하여 물리 매체에 대한 시장의 고민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CD 하나의 규격으로 40 가까이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도 여전히 활발히 사용된다. 그에 비해 SD카드든 USB 메모리든 CD 비하면 매체의 지속성이 매우 짧다. SD 카드는 마이크로SD, UFS 스토리지 새로운 규격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USB 마이크로 USB, USB 타입C 단자로 단자 모양이 계속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모리 '매체' 지속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앨범을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할 것인가? 권지용 USB 앨범은 좋든 싫든 그에 대한 고민의 결과 하나이다. 앞으로도 권지용 USB 앨범과 같은 새로운 시도는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심지어는 멀지 않은 미래엔 오프라인 앨범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앨범이 사라진 시대에서 앨범의 소장 가치는 무엇으로 형성되는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끝나지 않으니 오늘은 이상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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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지성, 이성, 그리고 감성의 삼위일체를 꿈꾸는 테크니컬 라이터
    디자인과 공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능통하여 다학제적 시각의 리뷰가 특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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