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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오디오에 최적화된 압축 포맷 : MQA

 
요즘은 음원을 굳이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듣는 스트리밍이 보편적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디지털 오디오 포맷의 고해상도화에 따라, 스트리밍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24bit / 192kHz 수준의 고해상도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려고 보니 용량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고해상도 음원들은 가뜩이나 용량이 큰데, 음질을 우선시해서 무손실 압축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MP3 스트리밍과 비교하면 용량 차이가 몇십 배씩 벌어집니다. 최근에 인터넷 환경이 아무리 좋아졌다지만 무손실 압축 고해상도 음원을 그대로 스트리밍 하기에는 용량 부담이 너무 큽니다. 특히나 스마트폰으로 통신사 인터넷망을 사용한다면 용량이 곧 요금이므로, 1시간만 들어도 몇 GB는 우습게 넘어가는 고해상도 음원은 도저히 스트리밍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해상도 샘플링에 최적화된 압축 포맷인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가 등장했습니다. MQA에서 강조하는 것은 그 이름 그대로 인증(Authentication)입니다. MQA 음원을 사용하면 스튜디오에서 아티스트들이 듣는 음질을 음악 감상자들이 집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고음질을 강조하면서도, 음원의 용량을 기존 무손실 압축 방식들과 비교했을 때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이 MQA는 영국의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인 Meridian Audio에서 2014년에 처음 선보인 포맷입니다. 그래서 그 역사가 불과 3년여밖에 되지 않아, 이쪽 업계에서는 거의 신생아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메리디안 오디오 및 고음질 음원 전문 서비스인 TIDAL의 적극적인 푸시로 현재 입지를 급격히 넓혀 가고 있습니다. DSD를 지원하는 기기가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처럼 현재 MQA 지원 기기도 그와 같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는 느낌입니다.

 

 

 

 


 

 

초고음 영역을 캡슐화하는 압축 알고리즘


MQA 압축 알고리즘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에너지의 세기가 작은 초고음 대역을 에너지가 센 낮은 주파수 대역의 밑에 기록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초고음 영역의 데이터를 '캡슐화'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실제로 음악에서 24kHz 이상의 초고음 대역은 에너지가 매우 약합니다. MQA는 그 약한 세기를 가진 초고음 대역의 정보를 24kHz 이하 가청주파수 대역에서 음악적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가지지 않는 극히 낮은 소리 크기의 영역으로 옮겨 기록합니다.

24비트 음원의 이론적인 다이나믹 레인지는 비트당 6dB로 계산해서 약 144dB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하드웨어의 성능 제한 등에 의해 실제 재생 시 다이나믹 레인지는 120dB 정도가 한계입니다. MQA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24kHz 밑으로 옮겨온 초고음 데이터는 -130dBFS 이하의 매우 작은 소리 크기로 저장됩니다. 이를 MQA 디코딩을 거치지 않고 평범한 PCM 음원처럼 재생할 때에는 그 작은 크기로 기록된 초고음 정보는 노이즈 대역 이하에 위치하므로 자연히 들리지 않습니다.

MQA를 인코딩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샘플링 레이트에 따라 24k ~ 96kHz 사이의 초고음을 2단계로 나누어서 캡슐화합니다. 우선 48k ~ 96kHz 사이를 캡슐화하여 24k ~ 48kHz 사이의 낮은 레벨에 저장합니다. 만약 인코딩 시 샘플링 레이트가 48kHz 이하라면, 24k ~ 48kHz 사이의 오디오 데이터도 따로 캡슐화합니다. 이렇게 캡슐화된 초고음 영역 데이터를 24kHz 이하 가청주파수 대역의 매우 낮은 소리 크기 영역에 옮겨 저장합니다. 이를 복원해서 재생할 때는 결과적으로 96kHz까지의 초고음을 고스란히 재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MQA는 48kHz 샘플링 레이트로 192kHz 샘플링의 효과를 냅니다. 기존의 나이퀴스트 이론(연재 1부 참조)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음원 파일의 용량은 CD 음질의 일반적인 음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존 어느 오디오 포맷보다도 스트리밍으로 고해상도 음원을 제공하기에 유리한 포맷입니다. CD 음질 FLAC 무손실 압축 음원 수준의 용량으로 24bit / 192kHz 고해상도 음원에 준하는 고음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MQA 디코딩을 위해서는 전용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요구된다.
사진은 MQA 하드웨어 디코딩을 지원하는 Mytek Digital Manhattan II DAC

 

전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디코더 요구


MQA는 기본적으로는 PCM 오디오 데이터 압축 방식의 일종입니다. MQA로 압축된 오디오 데이터는 MP3 같은 전용 파일 포맷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MQA 음원은 WAV, FLAC, ALAC 등 기존의 PCM 방식 무손실 파일의 형태로 제공됩니다. 이때 샘플링 스펙은 용량과 호환성을 우선시하여 CD 음원 재생 환경에 맞추어 16bit / 44.1kHz로 인코딩하거나, 음질을 우선시하여 최대 24bit / 96k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MQA 방식으로 압축된 음원은 표면적으로는 최대 24bit / 96kHz 샘플링의 PCM 음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MQA 디코딩이 지원되지 않는 기기에서 파일을 그대로 재생해도 평범한 PCM 음원으로 인식하므로 어느 플레이어와 DAC에서나 일단 재생이 가능합니다.이때 노이즈 아래 대역에 저장된 초고음의 정보는 단순히 노이즈로 취급되며, 이 성분은 DAC 등 재생 하드웨어의 노이즈 레벨 이하이므로 실질적으로 청감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MQA 압축을 정확히 인식하고 재생하기 위해서는 전용 디코더가 탑재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현재 소프트웨어 MQA 디코딩은 TIDAL, Audirvana 등 MQA 음원을 판매하는 음원 서비스들이 직접 제공하는 플레이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프트웨어 디코딩은 24bit / 96kHz 원본까지만 지원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즉, 소프트웨어 디코딩만으로는 1차적으로 캡슐화된 가장 높은 초고음 대역의 데이터를 디코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코딩 전 원본 데이터가 24bit / 192kHz 샘플링인 MQA 파일을 제대로 디코딩 하려면 하드웨어 MQA 디코더를 내장한 DAC을 사용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디코딩에 제한이 걸려 있는 것은 MQA 지원 하드웨어 구입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MQA 디코딩을 지원하는 DAC 등 하드웨어는 Meridian Audio, Pioneer, Onkyo 등 현재 13개 회사에서 출시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뮤직서버 전문 브랜드인 aurender도 MQA 지원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7년 7월 21일 현재 MQA 컨텐츠 / 음원 서비스 / 하드웨어 파트너 회사 목록

 

MQA 음질 & 라이선스 논란

 
MQA 진영에서는 MQA가 무손실 압축 포맷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다만 MQA가 정말 무손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논란이 많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MQA 압축을 거치면 아주 미세하나마 일정 부분 원본 데이터가 손실되면서 원본으로의 완벽한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재의 중론입니다. 실제로 FLAC, ALAC 등 기존의 단순 무손실 압축 포맷들은 원본 무압축 WAV와 완벽하게 동일한 데이터를 유지합니다. 그에 비해 MQA는 거의 무손실에 가깝다고는 하나 엄밀히 말하면 손실 압축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습니다. 

한편 MQA는 라이선스 문제도 있습니다. 하드웨어에서 MQA 재생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디코더를 탑재해야 될 뿐 아니라 판매하는 기기 1대당 로열티를 MQA 측에 지불해야 합니다. 여기에 개인이 임의로 MQA 인코딩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더해, SACD의 실패를 예로 들며 MQA의 향후 보급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환경 자체가 MQA 포맷이 일종의 DRM으로 기능하여 저작권 보호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MQA가 음질과 라이선스 논란이 있다 보니 일부 온라인 음원 서비스나 하드웨어 제조사, 그리고 애호가들은 MQA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MQA 진영에서는 MQA 음원을 CD 음원 및 기존의 고해상도 음원들과 비교하며 직접 청음할 수 있는 이벤트를 자주 열면서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용량 대비 해상도가 월등한 MQA의 장점을 내세워, 더 이상 단순 다운로드 제공에 그치지 않고 TIDAL Masters 서비스 등 MQA 스트리밍을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재 에필로그


 
디지털 데이터는 정보를 세밀하게 저장하려고 할수록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그래서 모든 디지털 오디오 포맷들은 결국 제한된 용량 안에서 최대한의 음질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들입니다. 이때 용량을 우선시할 것인가, 혹은 음질을 우선시할 것인가에 따라 각각의 목적에 맞게 여러 포맷들이 등장하고 또 발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각 포맷들의 원리와 목적을 알면 본인의 오디오 시스템 구성을 최적화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오디오 포맷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들은 주로 매니아들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해설들이 매니아들을 위한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적 내용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 연재는 쉽게 풀어쓴 해설로서, 기존에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음악을 감상하던 평범한 애호가분들이 본인의 상황에 맞는 포맷을 '찾아'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여러 고음질 포맷들이 왜 / 어떻게 좋은지 잘 모르면서도 맹목적으로 고음질을 찾던 분들의 갈증이 해소되었기를 바랍니다.

 

 

 

 

글쓴이

  • 지성, 이성, 그리고 감성의 삼위일체를 꿈꾸는 테크니컬 라이터
    디자인과 공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능통하여 다학제적 시각의 리뷰가 특기이다.
    개인 블로그 asnote.net 운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