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vid Audio GIYA G4 S2
  • "로렌스가 완성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

 

 

서론

 
하이파이 산업은 그 자체로서도 드라마틱한 경우를 종종 마주친다. 자신이 창안한 브랜드를 떠나 이적하는 경우도 흔해졌고 특정 제품의 명성을 타고 부상하는 일도 두 집 건너 한 번씩은 있는 일이다. 다만 얼마나 큰 이슈이냐가 관건일 뿐. ’비비드 오디오(Vivid Audio)’는 밀레니엄 이후 등장한 스피커 브랜드 중에서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일반적인 개념의 홈오디오의 반경을 넘지 않는 한도내에서 극한에 다가섰다고 할 수 있는 디자인과 폭넓은 장르에 걸쳐 사실적인 재생품질, 그리고 제작의 기반이 되는 각별한 이론과 구현 기술 등이 비비드라는 이름을 부상시켰다.

필자만의 소견일 지 모르겠지만, 비비드오디오가 눈에 뜨인 것은 정작 온라인 카탈로그에 배열이 되고 라인업별로 자리를 갖춘 최근 쯤이 되어서였다. 사실 이 제품을 정식으로 세팅된 채로 시청해 볼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S버전으로 업데이트를 거친 최신 버전들을 스캔해 보았을 때는 특히 플래그쉽 G1의 경우 제작비를 산술적으로 합산한 금액과 개념을 달리하는 경이로운 품질이 실려 있었고 이에 반응한 사용자들의 다양한 시청환경에 따른 요구에 따라 톱라인 G시리즈는 버전 4에 이르게 되었다. 제작사가 사용자들의 요구를 어떻게든 수용한 흔적으로서 이 제품이 G시리즈의 마지막 제품이라는 공식적 선언이 있었다.



 


 

 

스토리


비비드 오디오는 알려진 바 남아공이라는, 하이엔드 제조국으로는 매우 드문 배경을 갖고 있다(데이빗 맨리가 남아공에서 활동을 했다고는 알고 있으나 제작까지 했다는 보고는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전사의 후예들인 ‘줄루(Zulu)’족에게서 영감을 받은 제품명들에서 비비드 오디오는 애초에 특별하게 시작했다. 줄루족의 방패 모양을 한 처녀작 B1으로부터 춤을 의미하는 ‘기야(Giya)’시리즈에 이르고 있다.

비비드의 배경에는 스피커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디자인 중 하나였던 B&W의 노틸러스(Nautilus) 스피커 제작에 참여한 인물들이 ‘헤쳐 모여’를 한 상황이 그 핵심이 있다. 로버트 트런츠, 러셀 카우프만, 그리고 로렌스 디키 등이 투입되어 만들어낸 이 앵무조개 모양의 스피커는 사실상 판매를 전제로 했다기보다 스피커의 끝을 보려는 의욕을 원없이 펼친 프로젝트였다고 보는 게 옳다. 마치 연금술처럼 이 과정에서 파생된 소재, 드라이버, 캐비닛 구조와 어쿠스틱 감쇄 기술 등은 이후에 제작된 스피커들에게 많은 영감과 의욕을 심어주었다.

G(기야) 시리즈에 비해 다소 평범한 모습이었던 B1, V1과 비교한다면 마음먹고 노틸러스를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였던 ‘기야’의 4가지 모델들은 굳이 줄루족을 떠올리지 않아도 정신적으로도 용감해 보인다. 그 결과는 포스트 노틸러스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비드 오디오 스타일로 이어졌다.



 


 

 

디자인


비비드 오디오의 디자인은 시각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이상적인 공명에서 출발했다. 자사에서 설명하고 있듯, 1930년대 유체공학자인 해리 올슨(Harry Olsen) 박사의 어쿠스틱 이론에 따라 구형(sphere)에 가까운 형태로 스피커를 디자인하고자 했다. 스피커 유닛에서 발생한 음파를 가장 원형을 유지한 채 매끄러운 감쇄특성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고전적인 형태의 스피커에서 각이 진 구역을 모두 없애고 멀티 유닛을 장착할 수 있는 형태를 위한 연구가 진행된 게 90년대 후반부터였고, 의기투합한 세 명의 관계자들이 남아공에 모여 최초의 완제품을 세상에 공개한 게 2004년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을 지나 비비드는 디자인적으로도 많은 진화를 거쳤다.

비비드의 G1이 대중들에게 모습을 나타냈을 때 그 독특한 디자인에 쏟아진 표현들은 각양각색이었다. 모자를 뒤로 넘긴 듯한 모습이 스머프 같다고 하기도 했었고, 여자아이들의 머리처럼 조랑말꼬리를 달고 있다고도 했으며, 영화 제 5원소에 나오는 소프라노 가수를 닮았다고 하기도 했다. 기괴한 이미지와는 걸맞지는 않지만, 처음 G1과 마주쳤을 때 필자의 인상 또한 혹시 뤽 베송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미래적 이미지를 담은 게 아닐까 싶었다.

‘기야’ 시리즈 제품들은 어느 공간에나 어울리는 보편적인 디자인은 아니다. 대신, 평범한 공간의 분위기를 순간 비틀어서 전환시키는 연출력은 가히 위력적이다. 독립적인 오브제로서의 기능만으로도 훌륭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여기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이 스피커가 다시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비비드의 제품들은 사운드적이 효과를 위해 그라파이트 소재를 사용해서 캐비닛의 안팎을 구성했고 자동차용 페인트를 사용해서, 자동차 도색 방식에 따라 여러겹으로 도장했다. 칼라가 다양하기도 하거니와 이런 자동차 도장의 가장 큰 효과는 매끄러운 광택과 뛰어난 발색효과이다. 자동차처럼 어디가서 문콕 테러를 당할 염려도 없고 비를 맞거나 먼지를 뒤집어 쓸 일은 없어서, 스피커에 충격을 주거나 청소 중에 긁히지 않도록 주의만 한다면 이 광택을 관리해가면서 오랜 동안 즐기는 재미 또한 클 것이다.



 


 

 

테크놀로지


비비드 오디오의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자사 특허 제작기술은 대략 십여가지에 달한다. 기야 시리즈가 등장한 몇 년을 보낸 시점에서 새삼 이 기술들을 열거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아서 생략하기로 하며, G4를 이해하기 위한 내용에 한해 부연하기로 한다. 검색어만으로 이미 많은 설명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상위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G4의 제작에 투입된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 보인다.


1) 현수식 콘

소위 현수식 돔(catenary dome)이라 칭하는, 아마 비비드 스피커가 갖는 가장 고유한 성능이 되지 않을까 싶은 이 방식은 고탄력 카본 섬유를 반사면의 중추로 심어서 콘의 외형이 진동 후에 빠른 속도로 복원되도록 제작했다. 물론 그 효과는 빠른 비트와 급격한 신호변화에서도 왜곡을 최소화해서 뛰어난 신호재생력으로 발휘된다. 전체 유닛 중에서 볼록한 모양의 콘(cone)들 -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 은 모두 이 방식을 따라 제작되었다.

비비드 오디오에 사용된 모든 콘은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을 섞은 합금재질로 제작해서 발열효과가 뛰어나도록 제작되었다. 여기까지가 기존 스피커의 최선의 방식들이었다고 한다면 이 적극적 복원방식이야말로 신호재현력의 지평을 한 수준 넓힌 것이라 할 수 있다.


2) 롱테일 배플


다차 크로스오버 필터 구조의 스피커들, 멀티 유닛을 장착한 스피커들의 끊임없는 과제인 드라이버내 잔향 감쇄 기술에 대한 비비드 오디오는 고전적인 무한배플이론으로 답을 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각 유닛내에 후방으로 최대한의 홀을 확보한 설계로 드라이버내에서 발생한 울림을 뒤쪽으로 로딩시키는 구성을 했는데, 긴 대롱 모양으로 만든 이 테일은 뒤쪽으로 가면서 미세하게 좁아지도록 경사각을 두어 서서히 소멸하는 감쇄특성에 따라 제작되었다.

대롱의 소재 자체도 고분자 섬유합성물(FRP)로 제작되어 있지만 내부에 다시 섬유사를 채워서 댐핑을 하도록 제작되었다. 다시 언급하지만, 이 부분은 B&W 노틸러스의 방식이 많이 응용되어 있어 보인다. 다만 그 긴 대롱을 허공에 떠 있게 하지 않고 바디의 헤드 부분을 아래쪽으로 굽이쳐 내려가게 해서 대롱의 끝 부분을 지지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3) 캐비닛 어쿠스틱

바깥면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G시리즈의 공통점으로서 내부에 곡면을 두지 않은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제품별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경로가 유사하지만, 기본적으로 상위 두 개의 유닛은 전술했듯이 대롱으로 감쇄를 시키고, 구경이 커서 가장 큰 흐름을 만들어내는 우퍼는 아래쪽으로부터 상단까지 큰 경로를 돌아서 말꼬랑지 부분의 통로로 다시 내려오는 긴 경로를 거치게 된다. 여기서 절묘한 방식으로 미드베이스는 상위 두 개 유닛보다 좀더 큰 대롱을 통해 공기를 유통시켜서 우퍼의 공기흐름이 끝나는 곳과 맞닿게 제작되어있다. 이렇게 해서 두 공기의 흐름을 디퓨징시키는 방식으로 전체 캐비닛이 디자인되어 있다.

이 방식의 포인트로서 전술했듯이, 내부 어디에도 각이 진 곳이 없어야 크고 갑작스러운 공기압이 터뷸런스 없이 자연스러운 경로와 어쿠스틱을 거쳐 정확한 물리량으로 상쇄되고 그 결과로서 왜곡 없이 자연스러운 연속재생을 얻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운드


기야 시리즈 4개의 제품을 가만 보면 구조상 G1과 G2, 그리고 G3와 G4 이렇게 두 개 그룹으로 구분이 된다. 사이즈의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각 드라이버 유닛의 대롱을 캐비닛 내부로 관통시켰느냐 외부로 노출시켰느냐의 차이에서 그렇게 구분된다. G4의 제작 배경에는 G1, G2의 품질을 보다 작은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해달라는 오디오파일들의 끊임없는 요청이 주요했었고 그로부터 제작된 G3를 좀더 작게 제작한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경우 G3의 포맷을 따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배플면의 축소로 인한 미드레인지의 축소가 불가피해서 덕분에 G4 전용의 100mm 구경의 미드베이스(C100s)가 새롭게 장착되어 있다. 우퍼 또한 1센티가 축소된 125mm 구경의 유닛이 장착되어 있다. 기야 시리즈의 공통점으로서 캐비닛 양면에 장착되어 있는 트윈 우퍼는 안쪽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쪽이 밀면 다른 쪽은 당기게 되어 있는 역위상 관계를 갖는 구조이다. 일반적인 패시브나 액티브 더블우퍼와 달리 우퍼의 안과 밖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안쪽에도 동일한 콘을 장착시켰다고 보는 게 이해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시청을 해보면 G4의 경우는 위화감 없는 양질의 베이스가 일체감 있게 형성되었지만, 이 원리를 염두에 둔다면 베이스의 어느 쪽면을 어느 방향으로 둘 것이냐의 문제는 배치시에 확인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스피커는 좌우가 구분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G3와 비교해보면 G4는 외관상 사이즈가 약 90% 정도로 축소되어 있고, 낮은 대역을 아주 약간 축소시켰을 뿐이다. 허리춤 정도에 올라오는 높이의 G4를 선 채로 내려다보면 매우 귀엽다고 할 만한 미니어춰적 감성이 옅보인다. 특히 G1, G2에 익숙한 시선이라면 더욱 그런 매력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은 소리샵의 2시청실에서 진행했는데, 시청환경이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전에 필자가 시청해 온 비비드 오디오의 스피커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운드 품질을 보여주어 다소 의외였다. 대역의 밸런스와 독립적인 재생품질, 세밀한 묘사력과 다양한 에너지 변화에의 대응력, 사실적인 프레즌테이션과 스테이징의 구성 등 약 두 시간 정도의 시청 시간 동안 사실상 부족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본 시청기는 대부분 칭찬 일변도가 될 것임을 미리 참고했으면 싶다.

 

특히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점은 기본적으로 정교하고 선명한 포커싱과 뛰어난 홀로그래픽 이미징이다. 대역이 조금 낮은 독주악기를 들어보면 베이스가 에너지 차원의 위력도 크지만 눈에 보일 듯한 탄력이 이는 장면에서 매력적인 찰랑거리는 질감을 들려주고 언제인지 의식할 수 없는 사이에 사라져 있다.

피에르 푸르니에가 연주하는 바하의 무반주첼로 조곡 2번 중에서 ‘쿠랑트’를 들어보면 이 연주 특유의 비음섞인 음색이 도드라지게 응집되어 전해진다. 빠른 스트록을 쫓아다닌다는 느낌이 없이 일체감과 날렵한 동작으로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연주자의 음상이 또렷하게 잡힌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이 연주가 그런 선명함으로 외곽선을 그려낸다거나 하는 특성을 가진 녹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음원속 정보를 좀더 많이 파헤쳐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로 다이나믹스 또한 상당히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들려준다. 스트록이 빠져서 마무리되는 순간의 약음에서도 특유의 탄력이 전해져서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흥미 차원에서 이미징 특성이 좋은 곡을 들어보면 G4의 가치는 좀더 상향될 것이다. 과연 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스피커는 의식할 수 없이 무대를 펼쳐놓는다. 고전이 되어가는 레베카 피존의 ‘스패니쉬 할럼’만 해도 그렇다. 특히 이 곡은 베이스의 양감이 적절치 않게 되면 홀로그래픽 이미지의 최면에서 종종 깨어나게 되기 때문에 사실 완벽한 차원까지 도달하는 것은 대역밸런스에 요구되는 품질도 까다롭다.

베이스는 살짝 부푼 듯, 하지만 원래 녹음의 부스팅 상태만을 들려주며 바로 보컬과 중첩되어 일체화된다. 전후좌우간의 서로 다른 레이어만 존재하고 두 개의 영역이 있다는 의식은 사라진다. 입을 중심으로 해서 공명이 생겨나는 레베카 피존의 머리가 선명한 외곽선을 그리면서 떠올라 있다. 실수를 할까 긴장이 돌 만큼 적막하고 까만 배경 한 가운데 무대가 생겨나 있다. 선명하지만 2차원의 샤프함이 아니라 전후간 미세한 곡면을 타고 흐르는 3D 이미징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G4의 다이나믹스를 상위 모델들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쉽게 허를 찔리게 될 것이다. 이 스피커의 대역은 36Hz까지 반응하는 여전히 광대역에 걸쳐 있으며 크고 빠른 트랜지언트 순간에서도 물리적으로나 재생품질에서 거의 흔들림이 없는 견고함을 미덕으로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디오적인 쾌감과 음악적 사실주의가 공존하는 순간이다.

 

에이지오우가 지휘하는 코플랜드의 ‘보통사람들을 위한 팡파르’ 도입부 팀파니는 우선 타격순간의 최대 에너지 순간부터 최소 음량으로 서서히 감쇄하는 잔향에 이르기까지 밝게 노출시켜 들려주는 흔치 않은 장관을 연출한다. 슬램의 순간은 매우 강렬해서 위력적으로 공간을 빠르게 채우지만 울림의 품질이 맑고 투명하다. 투박한 막의 진동이 아니라 떨림의 세부묘사가 뛰어난 정교한 막이 만들어내는 연속의 음파가 보일 듯한 전망을 선사한다. 그라데이션이 여러 개의 구간으로 늘어나 있으며 빠른 속도로 이 여러 구간을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곡의 팀파니에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얼핏 클래식에서 장기를 발휘하지 않을까 시청해 본 여러 장르에서 딱 원래 그 음원이 들려줘야 하는 분위기와 뉘앙스에 더래서 평소 미처 못 느꼈던 부분까지도 천연덕스럽게 일깨우고 지나간다. 명암과 컨트래스트, 거친 부분까지 여과없이 들려주는 스타일이다.

 

다이아나 크롤의 ‘How Insensitive’의 도입부 보컬은 시스템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사이즈로 그려지곤 하는데, G4로 시청한 상황은 다시 원래 음원의 상태에 대한 확인을 한 듯한 인상을 받는다. 뒤쪽으로 다소 물러나서 맺히기도 하거니와 상당히 컴팩트하다. 이 녹음은 마이크와 근거리에서 녹음된 음원인 것을 알려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빅마우스를 용인하면서까지 자유롭게 표현하지는 않고 있다. 탄력있고 중량감이 실려오는 베이스에 겹쳐진 보컬의 레이어는 유례없이 입체적인 스테이징을 구성해서 좋았다. 굵은 스트록과 세부묘사가 잘 공존하고 있긴 하지만, 뭔가 칙칙하고 무게중심을 낮게만 잡던 기분과 다르게 말쑥하고 투명한 느낌으로 맑게 연출된 홀에서 듣는 기분이 되었다.

매우 다양한 음악들을 짧고 길게 시청해보았으나 전술한 대로 대부분의 곡들에서 새로운 발견과도 같은 인상적인 시청결과가 생겨났다. 그 곡들을 일일이 열거하려니 지면이 길어질 것 같다. 시청실에 G4를 배치한 시청자에게 필요한 것은 잘 녹음된 고해상도의 음악과 좋은 연주들을 갖추는 일이 될 거라는 생각만 반복해서 들었다. 시청은 소리샵 2 시청실에서 네임오디오의 NDX를 통해서 파일을 재생해서 콘스텔레이션의 프리 1.0과 파워 1.0 조합으로 G4를 드라이브했다. 참고로 이 앰프 둘을 합친 제품가격은 스피커와 유사하다.

 


 


 

 

결론


어줍지 않은 타이틀로 보일 지 모르지만, 특히 기야 시리즈 연작들은 문자 그대로 로렌스 디키가 아프리카로부터 전해온, 노틸러스에서 미처 정리를 못했던 숙제를 완성한 듯한 기운을 담고 있다. 그래서 가히 ‘아웃 오브 아프리카’ 연작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과 도장 컨셉도 그렇지만, G시리즈 제품의 가격 또한 유럽 지역에서 제작되고 운송된 수입자동차의 가격과 유사한 등급을 하고 있다. 제작의 이유를 막론하고 G시리즈는 결코 만만한 가격의 제품이 아니다. 멀리서 지켜볼 때는 필자도 그 중의 하나였고 디자인도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조금 호들갑 스럽게 얘기하자면, 어디 가서 이 스피커가 보인다면 섣불리 자리를 틀고 앉게 된다면 빚을 내어서라도 사게 될 지 모른다고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작은 사이즈로 배치나 구사가 상위 모델들보다는 수월할 것이며, 특히 제품의 성향상 앰프에 따른 음색은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우 섬세하고 대역이 넓은 스피커라서 앰프쪽이 지나치게 해상도를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87dB의 능률은 전 대역을 움직이는데 그리 어려움은 없으나 베이스가 일체감을 갖고 말쑥하게 빠져나오려면 느긋한 스타일보다는 위상특성이 정확한 앰프일 수록 원래 음원의 음색을 그대로 전달하기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아서 여러 공간에서 선택가능하고 색깔을 잘 고른다면 전술했듯이 평범한 공간에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다. 청소를 하거나 스피커를 옮길 일이 생긴다면 자동차 등급의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항들만 고려한다면 오디오파일들은 한 번씩 들어봐야 할 일급 레퍼런스이며, 예산이 허락해서 오디오를 한 번에 끝내고자 하는 음악애호가들에게는 신선한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글쓴이

  • 폴리그램, EMI, 소니뮤직, 유니버설 뮤직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으며
    월간 스테레오뮤직 편집장을 지냈다.
    온/오프라인 매체에 20년째 음향기기 평론가로 활동중이지만
    본업은 IT 주변기기 수출을 하는 무역업자이다.